>

[한국대학신문]숙명여대 – “디지털 캠퍼스로 경쟁력 업그레이드”

모바일 캠퍼스, ERP 등 디지털 대학 위용 자랑

서울시간과 공간의 경계선이 없는 곳, 바로 숙명여대다. 1994년 인터넷 개통과 함께 본격적으로 디지털 정책을 추진해온 숙명여대는 현재 명실상부한 디지털 선도대학으로서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디지털 캠퍼스를 통해 교육•행정의 효율화를 추구하고 있는 숙명여대,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이 디지털 시대를 이끌고 있다.

또 하나의 캠퍼스, 모바일 캠퍼스

이유리 양(언론정보•2)은 하마터면 이번 학기에 수강신청을 하지 못할 뻔 했다. 수강 신청 기간에 아버님이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고향으로 내려갔으나 병원이나 인근에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없었기 때문. 전전긍긍하던 이양에게 문득 떠오른 것은 휴대전화로 학교 홈페이지 접속이 가능하다는 사실이었다. 이에 이 양은 휴대전화를 통해 무사히 수강신청을 할 수 있었다. 정보통신처에 근무하는 정동혜 씨는 매일 아침 지하철에서 PDA를 이용해 하루 업무일정을 파악한다. 그리고 정 씨는 평소 보고 싶었지만 일이 바빠 보지 못했던 ‘브릿지 존슨의 일기’를 틈틈이 보며 지루한 출근길을 달랜다. 휴대전화를 통한 수강신청, PDA를 이용한 업무일정 파악 등 이 모든 것들은 숙명여대 구성원들에게는 전혀 낯설지가 않다. 숙명여대는 이미 수 년 전부터 모바일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2년 국내 대학 최초로 모바일 캠퍼스를 도입한 숙명여대는 현재 70대가 넘는 서버들이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숙명여대의 모바일 서비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인터넷 사용은 두 말 하면 잔소리. 휴대전화에 개인용 IC칩을 부착하면 도서관 출입, 도서 대출, 현금 인출, 교내 식당 및 서점 이용, 교통카드 결제 등이 가능하다. 도서예약•연체, 등기물 도착, 학사일정, 수업 정보 등도 휴대전화로 실시간 제공된다. 서울•경기 지역 내에서는 학교 홈페이지에 등록된 무료전화 서비스를 이용, 학내에 있는 유선전화와 인터넷 전화를 연결해 통화를 할 수 있다. 또 016 가입자의 경우 숙명여대 캠퍼스 1㎞ 반경까지 무료통화가 가능한 N-zone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숙명여대는 국내 제1의 디지털 대학답게 휴대전화 뿐 아니라 PDA를 이용한 모바일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2003년 8월부터 시작된 ‘숙명여대 모바일 캠퍼스-PDA 서비스’는 기존 PDA와 초고속 무선인터넷을 결합한 것으로 서비스는 휴대전화 모바일 캠퍼스 서비스와 동일하다. 숙명여대 모바일 캠퍼스는 그동안 대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고려대, 경기대 등 대학은 물론 산업자원부, 삼성네트웍스, 일본 후루오카IT연구회, 아태여성정보통신센터 아시아여성개발파트너십 교육자 등 많은 국내•외 관계자들이 숙명여대를 방문해 우수한 모바일 캠퍼스 환경을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이는 숙명여대가 모바일 캠퍼스 구축 이후, 서비스 상용화에 힘써왔기 때문에 얻은 성과다. 서비스 개시만 요란하고 상용화가 안돼 막대한 비용 손실을 초래하는 것과는 달리, 숙명여대는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으로 구성원들이 모바일 캠퍼스를 생활화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N-zone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ID 2천개를 구입, 구성원들에게 지급했으며 3백대의 PDA를 교직원들에게 지급했다. 숙명여대는 앞으로도 구성원들이 PDA를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ERP로 선진 행정 구현

지난 달 중순경 대외협력처 직원들은 급히 처리해야 할 결재 건이 있었으나 총장과 대외협력처장이 모두 미국 출장중이라 결재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대외협력처 직원들은 무사히 결재를 받은 뒤 일처리를 할 수 있었다. 총장과 대외협력처장이 모두 미국 출장 중인데 어떻게 결재가 가능했을까? 정답은 바로 숙명여대가 이번 학기부터 도입한 ERP에 있다. 기업 내의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주는 통합정보 시스템인 ERP가 최근 대학에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대학들은 △선진 정보시스템 확보 △업무효율성 확보 △고객지향적 시스템 도입 등을 이유로 ERP도입에 힘쓰고 있다. 숙명여대 역시 당초 LG CNS와 공동개발한 SI(통합정보시스템)을 사용해왔으나 지난달부터 ERP로 전환했다. SI는 자체개발시스템이기 때문에 시스템 악용의 우려가 있으나 ERP는 세계적인 공통 모듈인 만큼 보다 안전하고 투명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동시에 IBM의 그룹웨어 시스템도 도입해 숙명여대는 국내 제 1의 디지털 대학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숙명여대는 ERP를 재무회계, 구매, 시설, 인사, 관리회계, 연구 관리 등에 적용하고 있다. 학사분야는 ERP로 관리가 불가능한데 이는 아직까지 ERP가 국내 대학의 학사시스템과 호환될 수 없기 때문이다. ERP가 시행된 지 불과 한 달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숙명여대는 ERP효과를 하나둘 보고 있다. 무엇보다 전자결재시스템이 시행되면서 결재시간이 대폭 단축됐다. 이전까지만 해도 최장 20일까지 걸리던 결재시간이 현재는 하루 내에 모두 처리된다. 이번에 대외협력처 직원들이 총장과 대외협력처장 부재 시 결재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ERP에 따른 전자결재시스템 때문이었다.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은 미국에서 온라인을 통해 대외협력처에서 올라온 문건을 결재했다. 현재 숙명여대는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결재가 전자결재로 이뤄지고 있다. ERP는 업무처리 속도가 빨라지면서 행정의 효율화에 기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A부서에서 1천만원 상당의 기자재를 구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기존에는 결재와 지출 등이 순차적으로 처리돼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하지만 ERP에서는 결재와 지출 등이 동시에 이뤄져 시간이 단축된다. 또 ERP에서는 각 부처간 예산 사용 내역이 일괄적으로 파악돼 비용 절감 효과도 볼 수 있다. 만일 B부서와 C부서가 동일 물품을 구입했는데 B부서가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다면 ERP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 이후에는 C부서도 B부서와 같은 곳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그만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ERP에 따른 행정 효율화와 비용절감, 유휴자원 활용 등은 그 영역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모바일 캠퍼스, ERP 등 디지털 캠퍼스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있는 숙명여대. 숙명여대는 앞으로 ERP를 기반으로 학내 오프라인 상에 있는 모든 서비스 기능들을 온라인화 시키는 작업을 통해 유비쿼터스 캠퍼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인터뷰] 최종원 정보통신처장

숙명여대의 디지털 정책을 이끌고 있는 최종원 정보통신처장. 최 처장은 앞으로 대학이 디지털 캠퍼스로 거듭나지 않으면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숙명여대는 정보통신처가 있다. 정보통신처를 신설하게 된 배경이라면.

“디지털 정책을 담당하는 부서는 이전의 경우 전자계산소, 전산원 등 부설기관 형태였지만 3~4년 전부터 본부조직으로 승격했다. 그만큼 디지털 정책이 중요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교육부에서도 대학정보화를 적극 유도, 대학에 CIO 제도를 두도록 요구하고 있다. 현재 2백여개 대학이 대학정보화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다.”

숙명여대는 모바일 캠퍼스 선도대학이다. 최근 대학들의 모바일 캠퍼스 경쟁이 치열한데 조언을 한다면.

“우리 대학이 모바일 캠퍼스를 구축하면서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인프라구축이다. 네트워크는 365일 24시간 내내 살아있어야 한다. 우리도 인프라 구축에만 12억원을 투자했다. 인프라가 구축됐으면 그 다음은 관리다. 우리 대학의 경우 각 부서마다 컴퓨터 시스템을 담당하는 관리자를 선발, 교육해 일차적으로 컴퓨터 시스템을 관리하도록 하는 정보관리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컴퓨터 수리 등을 담당하는 PC클리닉을 학내에 운영하면서 사용자의 편의를 돕고 있다.”

모바일 캠퍼스 구축에 대한 숙명여대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우리 대학은 학생 정원이 많지 않은 대학이다. 따라서 이런 점을 십분 활용해 기업들이 우리 대학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기업들 측면에서는 부담 없이 투자할 수 있어 결국 우리 대학과 기업은 윈윈전략을 추구할 수 있다. 실제 모바일 캠퍼스를 구축할 때도 여러 기업들의 투자와 지원이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2001년부터 유비쿼터스가 화두로 떠올라 현재 사회의 중심이 유비쿼터스로 가고 있다. 따라서 대학들은 이러한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면 학생들의 외면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입학정원이 계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들은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 우리 대학도 앞으로 모바일 캠퍼스를 유비쿼터스 캠퍼스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문자전송서비스인 SMS를 음성, 팩스, 이메일을 통합적으로 사용하는 UMS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 당국에 건의할 사항이 있다면.

“정보통신부는 학교정보화 지원정책을 위해 지난 10년 간 투자해왔기 때문에 현재 기반이 충분히 쌓여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따라서 앞으로는 소프트웨어 구축이 필요하다고 정보통신부는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학들이 새로운 것에 계속 적응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 역시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정성민 기자]bestjsm@un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