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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근교의 한적한 주택가 봄 풍경

전기차는 미래를 향한 디지털 혁신 플랫폼

내연기관 차량보다 100배 이상 단순한 구조와 50년 이상 가는 전기 모터. 자율주행 등으로 안락한 경험을 제공하는 전기차. 나아가 데이터와 네트워크 연결,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혁신 플랫폼이다.

글쓴이: 박범순(Adam Park)

전기차는 심플하다. 100 이상.

내연기관(ICE) 차량에는 움직이는 부품이 2천개 이상이다. 전기차는 어떨까? 테슬라(Tesla)의 모델S는 18개뿐이다.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100배 이상 구조 면에서 심플하다는 뜻이다. 심플한 게 대수냐? 그렇다. 관리할 항목이 적어지면 만들기도 쉽고 운영과 유지보수도 훨씬 수월하다.

구조가 단순해야 더 많은 일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전기차
자율주행의 출발은 차량을 운전할 때 움직이는 부품의 수가 100배 이상 적은 전기차

예컨대 엔진을 사용하지 않으니 엔진오일 교체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전기차에서 교체할 거라고는 타이어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러다보니 테슬라 같은 전기차 회사는 평생 무상보증을 약속하기도 한다. 크게 보증할 만한 항목이 많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해 볼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내연기관 차량의 에너지 효율은 20%를 밑돈다. 다시 말해 운전 중에 휘발유나 경유의 80%는 공기 중으로 날려 보낸다는 말이다. 이에 비해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은 90%를 넘는다. 그 만큼 효율적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1km를 달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양으로 비교하면 전기가 석유에 비해 10배 이상 저렴하다.

전기차는 오래간다. 50 이상.

내연기관 차량의 엔진에 해당하는 전기차의 모터는 얼마나 오래갈까? 현재까지 나와 있는 전기모터 중에서는 50만 마일(80만 킬로미터)의 수명을 갖는 제품이 나와 있고 곧 1백만 마일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시 말해 현재로서는 50년 이상이며, 머지 않아 100년까지 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같은 차를 50년 넘게 타는 사람이 있을까? 이 대목에서 차량의 소유에 관한 궁금증이 생긴다. 과연 미래에도 우리는 내차를 꼭 소유하고 살게 될까? 공유경제가 큰 힘을 발휘하며 차량을 소유하지 않고도 누구나 편리하게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는 세상이 다가올 것으로 본다. 물론 자율주행도 큰 기여를 할 전망이다.

160만 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는 차량이 에너지 효율도 95% 가량인데다 연료비도 10배 이상 저렴하며, 자율주행 기능을 통해 내가 원하는 곳으로 와서 나를 태운 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준다. 차량 관리에 대해서는 신경 쓸 필요가 없고 마치 기사가 항상 대기하고 있어 무슨 회장님이라도 된 것 같지 않을까?

전기차는 편리하다자율주행  이상.

자율주행은 전기차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기도 하다. 어느 전문가는 아이폰을 만드는 폭스콘이 전기차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앞으로 샤오미, 화웨이 등 휴대폰이나 컴퓨터 회사들이 앞다투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내다본다. 전기차는 다름이 아니라 바퀴달린 컴퓨터이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무한한 발전 가능성, 확장 가능성을 지닌 혁신 기술 플랫폼이다. 하루 아침에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통해 자율주행 차량으로 둔갑시킨 테슬라의 힘도 바로 여기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과연 어떤 내연기관 차량이 하루 아침에 자율주행 차로 변신할 수 있단 말인가?

가상 비서, 디지털 비서처럼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능을 탑재한 전기차는 내가 있는 곳으로 찾아와 안락하게 내가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 준다.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 소프트웨어 덕분이다. 이 외에도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는 스마트카는 스마트폰처럼 단순한 차량이기를 거부하고 그 이상의 존재로 우리와 함께하게 될 것이다.

전기차에 버금가는 디지털 ERP

기업용 소프트웨어, 혹은 비즈니스 소프트웨어의 대명사는 바로 ERP(전사적자원관리)다. 기존의 ERP가 내연기관 차량처럼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어 구축, 운영, 유지보수에 상당한 비용과 공수가 들었다면, 디지털 시대의 ERP는 전기차와 같은 심플한 구조를 통해 훨씬 간편한 운영과 유지보수는 물론,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열어준다.

ERP 분야의 글로벌 리더 SAP가 야심차게 내놓은 SAP S/4HANA가 바로 대표적인 디지털 ERP다. 이 새로운 ERP를 통해 SAP가 그리는 기업의 미래는 바로 자율주행 기업이다. 기업 운영의 대부분을 머신러닝을 비롯한 인공지능으로 자동화하고 사람은 보다 전략적인 업무, 다른 사람을 보살피고 배려하는 일에 집중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심플하다. 오래간다. 편리하다. 이렇게 전기차의 장점을 지닌 디지털 시대의 ERP. 좀 더 유심히 살펴 보고 우리 기업에 보다 쉽게 도입할 방법을 찾아 볼 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