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사람 + 머신 + 더 나은 프로세스가 강력한 컴퓨터 한 대보다 우수합니다. 더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이 조합이 강한 사람 + 머신 + 열등한 프로세스 조합보다 탁월하다는 점”이라고 인공지능의 미래에 관해 개리 캐스파로프 세계 체스 챔피언은 강조합니다.
글쓴이: 박범순(Adam Park)
약 33년 전 32개의 컴퓨터 프로그램과 동시에 체스를 두어 모두 이기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12년간 총 182명의 체스 마스터와 겨뤄 모두 이긴 불패의 세계 챔피언 개리 캐스파로프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1996년에는 천만 달러를 들여 만든 체스 전용 컴퓨터 딥블루를 4:2로 이깁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 이듬해인 1997년 3승 1무 2패로 캐스파로프를 무너뜨린 딥블루를 기억합니다. 개리 캐스파로프는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는 듯했죠. 캐스파로프는 1998년 컴퓨터와 사람이 함께 플레이하는 체스 경기를 만듭니다.
마침내 2005년 사람과 컴퓨터의 어떠한 조합도 가능한 프리스타일 체스 토너먼트가 첫 선을 보였습니다.
정재승교수, 인공지능시대 미래의 기회는 어디에? | 특집 기사
인공지능 로봇을 연구하는 뇌 과학자 정재승 교수: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려면 “사람에게 투자해야 합니다. 경험 있고 기술을 이해하는 사람을 많이 모으고 시스템은 가볍게 조금씩 넓혀 간다면 좀 더 안전하게 혁신을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프리스타일 체스 승리의 비결은 경쟁이 아니라 협력
캐스파로프는 이렇게 회상한 적이 있습니다. “컴퓨터가 체스에서 사람에게 도전하고 결국 뛰어넘는 중요한 시기에 체스 챔피언이어서 행운(아마도 불행)이었습니다. 1994년 이전이나 2004년 이후로는 세간의 관심이 거의 없어졌죠. 컴퓨터는 너무 약한 존재에서 너무 강한 존재로 빨리 성장했습니다.”
고려하도록 프로그래밍 된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 비교하고 그 어느 것도 간과하거나 잊지 않는 컴퓨터. 여기에 막강한 연산능력이 결합된 체스 컴퓨터는 사람이 이기기 힘든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의 창의력, 직관, 번뜩이는 아이디어 같은 사람의 능력은 이제 무의미한 걸까요?
다행히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과 컴퓨터의 어떠한 조합도 가능한 프리스타일 체스에 관해 캐스파로프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사람과 기계가 한 조를 이룬 팀들이 가장 강력한 컴퓨터들을 이겼습니다. 딥블루같은 체스 전용 수퍼컴퓨터 하이드라(Hydra)는 비교적 약한 랩탑을 이용하는 강한 체스선수에게 상대도 안됩니다. 사람의 전략적 방향제시가 컴퓨터의 전술적 정확도를 만나면 막강합니다.”
사람과 기계가 대결하는 구도에서 벗어나 함께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는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존 헨리의 해머
개리 캐스파로프는 사람들이 줄곧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맞서 싸워야 하는 존재로 인식해 온 경우가 많다면서 미국에 철도를 놓던 시절 유명한 존 헨리의 해머 이야기를 전합니다.
존 헨리는 철도 공사에서 커다란 바위를 깨기 위해 바위에 강철 드릴을 두드려 박는 일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증기기관을 이용해 같은 일을 하는 일종의 증기 해머가 등장했죠. 존 헨리는 기계보다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다고 증명하기 위해 경합을 벌이고 마침내 승리합니다. 그리고는 해머를 쥔 채 그 자리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죠.
요즘 계산 실수가 거의 없는 컴퓨터나 인공지능을 대하는 사람들의 자세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세상을 기계와 인간의 대결 구도로 보고 있죠. 개리 캐스파로프는 사람과 기계가 서로의 강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힘을 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사람과 기계의 강점을 살리는 협력과 프로세스가 승리의 비결
프리스타일 체스에서 승리하는 팀은 보통 최고의 체스플레어나 강력한 컴퓨터로 구성된 팀이 아닙니다. 대신에 “몇 명의 아마추어 체스 플레이어가 세 대의 컴퓨터를 동시에 사용하죠. 컴퓨터가 체스 포지션을 매우 깊이 있게 살펴 보도록 코칭하고 조작하는 사람의 능력이 결국 그랜드마스터와 강력한 컴퓨터로 구성된 팀을 이겼습니다.”
캐스파로프는 보통 사람과 보통 컴퓨터가 만나 강한 사람과 강한 컴퓨터 팀을 이기는 모습을 보고 이렇게 평했습니다. “약한 사람 + 머신 + 더 나은 프로세스가 강력한 컴퓨터 한 대보다 우수합니다. 더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이 조합이 강한 사람 + 머신 + 열등한 프로세스 조합보다 탁월하다는 점입니다.”
사람의 직관과 창의력을 컴퓨터가 쉽게 해 내는 복잡한 연산 능력과 결합해 서로의 강점을 살려야 승리합니다. 무엇보다 단순히 빠른 계산이 아니라 어느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고 계산할지 사람이 제대로 방향을 제시해 줄 때 팀의 힘은 더욱 강력해 집니다.
데이븐포트 교수, 빅데이터와 직관의 역할 | 특집 기사
직관과 데이터 위주의 분석을 적절히 조합하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이러한 움직임에서 성공하는 궁극적인 열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직관만을 고수하거나 분석만을 최우선으로 하는 접근법으로는 약속의 땅에 닿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 시대의 구매 혁신
기업의 구매 업무를 살펴 볼까요? 특성 상 구매 업무는 스스로 먼저 시작할 수가 없습니다. 예컨대 생산에 필요한 직접 자재 구매의 경우 생산 일정을 고려해 자재 수급에 들어가야 하죠. 얼마 만큼의 물량이 언제까지 필요하다는 결정에 따라 구매 요청이 들어오면 협력업체를 선정해 구매 발주에 들어가는 식이죠.
이런 점에서 구매 부문은 400m 이어달리기의 중간 계주 선수와 같습니다. 첫 번째 선수는 빠른 반응 속도와 스타트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고객의 수요를 파악하고 빨리 대응하는 영업과 마케팅 부문이 이에 해당하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재고를 확인하고 생산 계획을 확인하는 단계가 두 번째 선수입니다.
세 번째가 구매 부서가 아닐까 싶네요. 파악한 자재 소요량을 맞추기 위해 제 때 발주하고 비용, 품질, 납기 등 요건을 충족하는 협력업체를 찾아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하죠. 끝으로, 수주 이행을 위해 창고와 수배송 관리 등 물류 이행 부문이 막판 스퍼트를 내는 마지막 주자로 보면 좋겠습니다.
미국과 캐나다 팀을 이긴 최초의 아시아 팀 일본
지난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예상을 깨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남자 400m 계주 준결승 2조 경기. 우사인 볼트가 이끄는 자메이카 팀을 꺾고 일본 팀이 조 1위로 결승에 진출합니다.
마침내 세간의 주목을 끈 결승전 경기. 네 번째 주자 우사인 볼트의 막판 스퍼트로 금메달은 자메이카의 차지가 되었지만, 은메달을 거머쥔 일본 팀은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육상 경기의 강자인 미국과 캐나다(3위)를 꺾은 최초의 아시아 팀이 나왔기 때문이죠.
지연없는 바통터치가 구매 성과 개선의 비결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마지막 주자(앵커)에게 일본 팀이 자메이카 팀보다 먼저 바통을 전해 줍니다. 물론 마지막 주자는 각 팀에서 100m 기록이 가장 좋은 선수죠. 그 선수가 맘 놓고 빨리 달리 수 있도록 지체 없이 바통을 넘겨 주는 연습을 충분히 한 일본 팀이 캐나다 팀을 제치고 은메달을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구매부서는 이처럼 400m 이어달리기 팀의 세 번째 주자처럼 비즈니스 팀 전체의 성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특히 역동적인 글로벌 경영 환경에서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 내외부 이해관계자들과 연결할 수 있어야 하고, 신속한 응답, 협업이 가능해야 합니다.
강점을 살리는 인공지능 구매 혁신과 협업
지난 20년 동안 아리바(SAP Ariba)는 구매 혁신과 트렌드를 선도해 왔습니다. 역동적인 디지털 마켓플레이스인 아리바 네트워크(Ariba Network)와 협력업체를 위한 클라우드 기반 애플리케이션으로 전 세계 수백만 구매자와 협력업체가 필요로 하는 비즈니스 상거래 요구사항을 원활히 지원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시대의 구매 혁신을 위해 SAP Ariba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기계학습), 딥러닝, 디지털 신경망, 자연어처리(NLP), 이미지 인식 등 다방면에 걸친 인지기술을 활용합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거의 즉시 분석하는 강력한 실시간 처리능력과 인지기술을 결합해 구매 업무 자동화, 오류 수정, 숨겨진 패턴 인식, 개선조치 제안 등에 나서고 있습니다.
ESG 2.0 시대, 공급업체 리스크 관리 방안 | 특집 기사
ESG는 더 넓은 시각으로 리스크를 파악하고 기회를 발견하며 이해관계자와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경영 전략입니다. 그런데 글로벌 공급망을 구성하는 공급업체가 지닌 리스크를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실시간 가시성 확보를 돕는 자동화가 필요합니다.
구매 업무가 새로운 기술과 역량,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꾸준히 발전하면서 이제는 지원 부서에 그치지 않고 사업 전반에 걸쳐 보다 전략적인 역할이 요구됩니다. 급속하게 진화하는 디지털 공급망에서 소셜, 모바일, 분석, 클라우드 등의 강력한 기술을 조합해 적극적인 사업 지원, 협력업체 관계 증진, 이해관계자와의 신뢰 구축 등으로 역할을 확대해야 합니다.
보다 전략적인 구매 혁신과 협업을 위해서는 머신러닝 기반의 지능형 구매 프로세스를 적용해 반복 업무를 자동화 하고 문제 상황에서 해결 방안에 대해 자동으로 추천을 받으며 신속한 응답으로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지원해야 합니다.
프리스타일 체스처럼 사람과 기계가 서로 강점을 가진 부분을 활용해 협력하는 프로세스를 만들 때입니다. 또한 구매 부문과 영업, 생산, 물류 등 비즈니스의 전 영역이 지연 없는 바통터치로 보다 높은 성과를 올리는 이어달리기 팀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이 모든 요구에 대응하려면 적재적소에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하는 SAP Ariba와 같은 지능형 구매 혁신이 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