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용하고 편리한 플라스틱은 우리 생활 곳곳에 파고들었습니다. 이제는 산더미 같은 매립지, 미세 플라스틱 등으로 건강과 환경, 생명을 위협합니다. 따라서 1회용 플라스틱 문제를 줄여 재활용, 재사용, 순환경제에 기여할 방안을 마련할 때입니다.


글쓴이: 고건(Kun Ko)

생명 살리던 플라스틱, 이제는 건강 위협해

천연 플라스틱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산업화 이전에는 동물의 뿔이나 거북이 등 껍질을 가열해 머리 빗이나 피아노 건반, 당구공, 주사위 등으로 가공했습니다. 열과 압력을 가해 모양을 만드는 가소성 소재라는 점에서 동물의 뿔과 코끼리 상아, 거북이 등 껍질, 앰버(호박), 고무 등이 천연 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죠.

문제는 수요가 늘면서 동물을 멸종 위기로 몰고갈 가능성도 커졌다는 사실입니다. 이처럼 값비싼 원료를 대체하고 동물의 생명을 살리는 데 일조한 물질이 바로 합성 플라스틱이죠. 지금은 달라졌지만 초창기의 플라스틱은 이처럼 생명을 살리는 역할도 컸습니다.


지속가능경영보다 순환경제 사고방식을 채택해야 | 블로그

지속가능경영 사고방식의 본질적인 초점은 쓰고 버리는 현재의 선형 생산방식을 변경해 피해를 줄이는 데 있습니다. 반면에 순환경제 사고방식은 자재를 지속적으로 순환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이러한 폐기물을 없애는 데 초점을 둡니다.


지금과 같은 플라스틱 산업이 생겨난 때는 20세기초입니다. 완전한 합성 플라스틱을 만들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초기에는 원유와 천연가스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정유 산업과 화학 산업이 손을 잡고 플라스틱의 원료인 레진을 만들었습니다.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가장 많은 부산물 중 하나가 에틸렌 가스입니다. 이를 플라스틱으로 발전시켜 업계를 선도한 영국 기업이 바로 ICI(임피리얼 케미컬 인더스트리)입니다. SAP의 창업 과정을 함께 한 첫 고객이죠. 그 후 폴리에틸렌을 발명해 비닐봉지와 터퍼웨어, 인공 관절 등에 사용합니다. 경쟁사인 듀퐁도 1930년대 나일론과 테플론을 만들죠. 특히 나일론 스타킹은 곧 바로 전 세계적인 열풍을 몰고 옵니다.


이런 플라스틱이 환경을 위협하는 문제아로 돌변한 데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가 크게 기여했습니다. 투명하고 깨지지 않으며 가볍고 단열성이 좋은 페트(PET)병입니다. 대량생산으로 값싼 플라스틱 제품으로 인해 1회용 문화가 확산되었고 이제는 매년 5천억 개의 페트병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은 분해되는 데도 수천년에서 수만년이 걸리지만, 분해가 되어도 문제입니다. 아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분해되어 바다로 흘러 들어간 미세 플라스틱이 폐, 간, 비장, 신장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신생아의 태반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된 바 있습니다.

플라스틱, 이제는 순환경제 관점이 필요해

가볍고 튼튼하고 저렴한 플라스틱은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 파고들었습니다. 포장, 제품, 의료 용품, 건축 자재, 자동차 소재 등 쓰이지 않는 산업을 찾는 게 더 어려울 정도이고, 연간 플라스틱 폐기물은 2019년 기준 3억5천만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활용율은 9%에 그치며, 많은 플라스틱 폐기물들이 소각 또는 매립되고 상당수가 바다로 흘러들어 해양 쓰레기가 됩니다.

폐기물 관리 범주 별 플라스틱 폐기물(단위: 백만톤)
폐기물 관리 범주 별 플라스틱 폐기물(단위: 백만톤)

이는 다시 먹이사슬을 통해 우리 몸속으로 파고 들어오게 되고, 이로인해 사람의 혈액과 모유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될 정도입니다. 시간이 흘러 2060년이 되면 플라스틱 폐기물은 3배 정도 증가해 10억1천만톤이 될 전망이며, 이는 지속가능한 환경에 매우 큰 위협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행히 세계는 이 문제를 인식하고 정부와 산업, 기타 이해관계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정부는 플라스틱 가치사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 우선, 우리가 필요하지 않은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 금지 등의 방법으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
    • 정부는 또한 혁신을 촉진해 재사용 가능한 플라스틱 제품으로 경제에 도입되도록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 정부는 또한 플라스틱을 가능한 한 오랫동안 경제 내에서 순환시키도록 해야합니다.

생산량 줄이고 재활용 늘릴 다양한 규제와 제도

플라스틱이 환경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면서 플라스틱의 생산량을 줄이고 재활용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협약(Plastic Pact), 플라스틱세(Plastic Tax) 등 국가 차원의 법규 및 규제와 더불어 엘런 맥아더 재단(Ellen McArthur Foundation) 같은 비영리 기구의 활동, UN 차원의 협약 등이 각 기업과 소비자에게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작년과 올해 새롭게 발효되기 시작한 플라스틱세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EU 환경 규제 별 영향 비교 (출처: 한국 무역 협회)
EU 환경 규제 별 영향 비교 (출처: 한국 무역 협회)

플라스틱세는 현재 영국, 포르투갈, 스페인에서 운영되고 있고 이탈리아, 폴란드, 네덜란드 등이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세는 자국 기업 뿐 아니라 해당 국가로 수출하는 수출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도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한국 무역협회에서 2023년 3월 발간한 트레이드 브리프에서도 다양한 EU 환경 규제 중 플라스틱세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영향도를 분석해 보았을 때 시급성이 매우 높은 항목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분절된 환경, 복잡한 보고서, 많은 수작업

플라스틱세는 순환경제 영역 중 기존의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와는 다르게 월 단위, 분기 단위 리포팅 작업이 요구되며 리포팅 양식도 복잡합니다. 게다가 필요한 정보도 전사적자원관리(ERP), 제품 수명주기 관리(PLM), 포장사양관리시스템 등 개별 시스템에 흩어져 있습니다. 각 시스템에서 해당 국가에 판매된 정보가 담긴 판매전표와 해당 전표에 포함된 제품 정보, 해당 제품의 자재구성표(BOM) 정보, 포장재의 재질 정보, 재질의 재활용 물질 비율, 재활용/재사용 가능여부 등을 반복적으로 계산해야 합니다.


재제조, 산업 규모의 순환경제 만들까? | 블로그

제품은 우리의 삶과 접촉하기 한참 전부터 환경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이제는 탄소 배출량 보고에 그치지 않고 재제조 방식으로 최초 사용과 재사용 사이의 간격을 좁히고 폐기물 감축, 수익 증대, 순환경제 촉진을 실현할 때입니다.


현재는 도입된 국가가 많지 않기 때문에 규제에 대한 대응이 수작업으로 가능할 수 있지만,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제한이 강화되면서 플라스틱세의 도입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향후에는 통합된 환경에서 시스템을 통한 대응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국내의 경우 플라스틱 포장재를 많이 사용하는 포장소비재(CPG) 산업의 유럽 진출이 늘면서 이에 대한 대응 필요성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제품 정보와 경영 정보 통합으로 자동화, 정확도 향상

SAP는 책임설계제조(RDP: Responsible Design and Production)라는 클라우드 솔루션으로 기업의 플라스틱세에 대한 대응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여러 시스템에 흩어진 정보를 효과적으로 통합하고 플라스틱세 리포팅 양식에 대한 유지보수를 효율화하기 위해 퍼블릭 클라우드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책임설계제조(SAP RDP) 솔루션의 데이터 흐름
책임설계제조(SAP RDP) 솔루션의 데이터 흐름

SAP 또는 타사 시스템 환경에서 관리되는 제품 정보와 ERP에서 관리되는 판매 및 자재/제품 정보를 가져와 국가 별 플라스틱세 신고에 대한 마스터 정보를 추출하고 계산해 최종 리포팅 출력을 자동화하는 업무프로세스를 제공합니다. 기업은 데이터의 정확성을 높이고 업무 프로세스 시간을 단축하며 반복 업무를 자동화 할 수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제품 개발을 위한 순환경제를 향하여

세금에 대응하는 보고서(예: 스페인 Form 592, A22)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세금 액수를 정확하고 빠르게 계산하는 일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순환경제와 선형경제의 비교
순환경제와 선형경제의 비교

순환경제란? | SAP 인사이트(SAP Insights)

세계경제포럼의 순환경제 정의는 “의지와 설계에 의해 회복되거나 재창조되는 산업 시스템”입니다. 원료를 채취, 생산, 폐기하는 전통적인 선형 모델과 달리, 순환 모델은 제품을 재사용, 재활용 또는 용도를 바꿀 수 있도록 해 사용 후 다시 순환시켜 루프를 완성합니다.


SAP는 고객이 기존의 선형경제에서 순환경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 지표가시화순환경제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로 전환하도록 지원합니다. 고객은 SAP 내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개선 대상 소재와 제품을 신속히 파악하고, 이에 대한 효과를 정확히 분석합니다. 이렇게 확보한 통찰을 바탕으로 차기 제품은 순환 경제성이 강화된 사양으로 시장에 적기에 출시할 수 있죠. 궁극적으로는 ESG 지표를 개선하고 기업의 이미지도 제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