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벽 너머로 손을 마주대는 아이와 의사

멋진 이야기, 어떻게 하는 걸까?

세스 고딘(Seth Godin)의 블로그에 2006년 4월 27일 올린 글이 문득 와닿아서 옮겨 봤습니다. “마케터는 새빨간 거짓말쟁이”라는 빨간 표지의 책이 떠오르더군요. 멋진 이야기는 어떤 점이 특별한지, 어떻게 이야기 해야 듣는 이의 신뢰를 얻고 우리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하는지, 우리 시대의 마케팅 멘토로부터 직접 들어보시죠.

세스 고딘(Seth Godin)의 블로그 로고

멋진 이야기가 성공하는 이유는 대규모 청중 혹은 중요한 청중의 상상을 사로잡기 때문입니다.

멋진 이야기는 진실합니다. 꼭 사실이라서가 아니라 일관되고 진정성이 있기 때문이죠. 소비자는 그냥 끼워 맞춘 이야기로 빠져나가려는 마케터의 일관되지 않은 모습을 바로 알아차립니다.

멋진 이야기는 약속합니다. 재미나 안전, 지름길을 약속하죠. 약속은 아주 대담해야 합니다. 특별하지 않다면 들을 가치가 없거든요.

멋진 이야기는 신뢰를 얻습니다. 신뢰야말로 가장 희소한 자원이죠. 아무도 남을 믿지 않습니다. 길모퉁이 술집에서 보드카를 주문하는 아름다운 여인을 믿지 않죠(보드카 회사에서 돈을 받고 있거든요).

광고에 나오는 대변인도 믿지 않습니다(미국에서 헤어스프레이 광고를 했던 영국 배우 룰라 렌스카가 정확히 누구죠?). 또 확실히 제약회사는 안믿죠(소염 진통제 Vioxx 먹고 죽을 수도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그 어느 마케터도 이야기하는 데 성공할 수 없습니다. 먼저 이야기를 하기 위한 신뢰를 얻어야만 가능하죠.

멋진 이야기는 미묘합니다. 놀랍게도 마케터가 세세하게 조목조목 늘어놓지 않을수록 이야기는 더 강력해집니다. 재능있는 마케터라면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결론을 내리도록 하는 게 결론을 직접 들려주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이해합니다.

(역주: 그 광고 기억 나세요? 배우 류승룡씨가 나와서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하고 끝나는 바로 그 광고. 시청자가 머릿속으로 답을 하도록 만들죠.)

멋진 이야기는 빨리 진행됩니다. 첫인상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하죠.

멋진 이야기는 8페이지 짜리 컬러 브로셔나 대면 미팅이 항상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청중은 들을 준비가 되어 있거나 안되어 있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멋진 이야기는 논리에 호소하지 않습니다. 감각에 호소하죠. 페로몬은 미신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살짝 스치는 냄새만으로 상대방을 좋아할지 말지를 결정하죠.

멋진 이야기는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드물죠. 보통 사람은 여러분을 쉽게 무시합니다. 보통 사람은 너무나 다양한 인생관이 있고 대체로 만족한 상태입니다. 모두에게 호소하기 위해 이야기에 물을 타서 묽게 만들면 아무에게도 호소력이 없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이야기는 아주 소수의 청중의 세계관에 부합합니다. 그러면 그 소수가 이야기를 퍼트리죠.

멋진 이야기는 모순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위치는 좋은데 메뉴를 잘못 골랐다면 사업을 접어야죠. 아트 갤러리가 유망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지만 직원은 중고차 영업하다 쫓겨난 사람들이라면 망합니다. 소비자는 현명해서 앞뒤가 안맞는 얕은 속임수를 간파합니다.

무엇보다 멋진 이야기는 우리의 세계관에 부합합니다. 최고의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걸 가르치려 들지 않습니다. 대신에 최고의 이야기는 청중이 이미 믿고 있는 내용과 일치하죠. 그래서 청중의 일원은 현명하다고 느끼고 애초에 자신이 옳았다는 사실을 확인 받고 안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