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Korea 뉴스센터

킨츠기와 업사이클링: 깨진 도자기가 아름답다


상처난 영혼에 비유되기도 하는 깨진 도자기는 상처를 숨기거나 감추지 않고 상처를 어떻게 극복해 왔는지, 각 작품의 고유한 역사를 기념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상처가 흠이 되지 않고 아름다움으로 승화되는 지속가능한 업사이클링 세상, 지금 바로 확인하세요.


국내에는 금선이라고도 알려져 있는 킨츠기(kintsugi)는 수백년 된 일본의 깨진 도자기를 수리하는 기술입니다. 눈에 안띄는 접착체로 깨진 도자기 조각을 붙이는 대신, 킨츠기 기법은 옻칠로 이어 붙이고 금이나 은, 백금 가루를 입히는 방식입니다. 완성된 작품은 도자기의 금 간 부분이 아름다운 금색 선으로 빛나며 “수리된” 도자기는 세상에 둘도 없는 모습을 자랑하죠.

상처난 영혼에 비유되기도 하는 깨진 도자기는 이처럼 상처를 숨기거나 감추지 않고 상처를 어떻게 극복해 왔는지, 각 작품의 고유한 역사를 기념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실제로 킨츠기로 수리한 작품은 원작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금 활력을 얻고 제2의 삶을 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매력적인 공예 기법이 어떤 역사를 거쳐왔는지 살펴보고 다양한 킨츠기 기법과 몇몇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엿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스트만, 2030년까지 플라스틱 22만 7천톤 재활용 | 특집 기사

글로벌 혁신기업 이스트만은 폐기물, 기후, 인구 증가 등 세 가지 지속가능성 위기를 동시에 다루며 더 나은 환경과 순환경제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이스트만의 지속가능성 전략은 분자 재활용이라는 최첨단 기술이 뒷받침합니다.

킨츠기의 역사

정확히 언제 킨츠기가 시작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역사학자들은 15세기말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봅니다. 전설에 따르면 이 도예 기법은 일본의 쇼군 아시가와 요시마사가 깨진 찻잔을 중국에 수리하러 보내면서 시작됩니다.

중국에서 고쳐온 찻잔을 받아 든 요시가와는 보기 싫은 철제 스테이플러로 연결해 놓은 모습에 마음이 상합니다. 이로 인해 당대의 도예가들이 미학적이고 맘에 드는 수리 방법을 찾아 나섰고 킨츠기가 탄생했다는 얘기죠.

킨츠기는 17세기에 이르면서 일본 전역에 널리 퍼졌습니다. 프리어 미술관(Freer Gallery of Art)과 아서 M. 새클러 갤러리(Arthur M. Sackler Gallery)의 루이스 코트(Loise Cort) 큐레이터에 따르면 이 시기에 일본 무사들이 일반 찻잔을 사서 일부러 깨트린 후 수리해서 이윤을 챙겼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17세기초에 이르러 킨츠기는 도자기로 만든 찻잔을 수리하는 동시에 장식도 하는 보편적인 기법으로 자리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고 코트 큐레이터는 설명합니다.

미학적인 원칙으로 자리할 뿐 아니라 킨츠기는 오랫동안 보편적인 철학 사상을 대표해왔습니다. 즉, 결함이나 불완전함에서 아름다움을 찾아야 한다는 일본의 와비사비(wabi-sabi) 철학과 관련된 관행이죠. 수리 기법의 탄생 배경에는 버려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일본의 모타이나이(mottainai)와 변화를 받아들이자는 무신(mushin)에도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순환경제란? | SAP 인사이트(SAP Insights)

세계경제포럼의 순환경제 정의는 “의지와 설계에 의해 회복되거나 재창조되는 산업 시스템”입니다. 원료를 채취, 생산, 폐기하는 전통적인 선형 모델과 달리, 순환 모델은 제품을 재사용, 재활용 또는 용도를 바꿀 수 있도록 해 사용 후 다시 순환시켜 루프를 완성합니다.

깨진 도자기를 수리하는 3가지 킨츠기 기법

킨츠기 기법에는 틈새 메우기, 조각 채우기, 다른 도자기 조각 붙이기 등 3가지 대표적인 스타일이 있습니다. 세 가지 모두 옻칠로 붙이고 그 위에 금, 은, 백금 가루를 뿌린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구체적인 표현 기법이나 스타일, 완성품의 느낌은 차이가 있습니다.

틈새 메우기

틈새 메우기로 수리한 작품은 옻칠을 최소화합니다. 가장 보편적인 킨츠기 기법으로, 금이 간 부분이 금색으로 빛나며 킨츠기를 대표하는 방식입니다.

조각 채우기

조각 채우기 기법으로 복원한 도자기는 에폭시 수지를 써서 빠진 조각 모양을 만들어 채워 넣습니다.

다른 도자기 조각 붙이기

다른 조각 붙이기 기법은 비슷한 모양과 크기의 다른 깨진 도자기 조각을 이어 붙여 서로 다른 미학적인 두 작품을 연결해 통일된 고유한 작품을 만듭니다.

유럽연합 플라스틱세와 지속가능한 제품 개발 | 특집 기사

유용하고 편리한 플라스틱은 우리 생활 곳곳에 파고들었습니다. 이제는 산더미 같은 매립지, 미세 플라스틱 등으로 건강과 환경, 생명을 위협합니다. 따라서 1회용 플라스틱 문제를 줄여 재활용, 재사용, 순환경제에 기여할 방안을 마련할 때입니다.

현대의 킨츠기

오늘날 많은 예술가와 도예가가 일본과 해외 각국에서 이 수백년 된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도자기 공예에 이 기법을 적용해 작품 활동을 하는 도모미 가모시타와 “깨진 것들을 위한 시”로 유명한 이수경 작가가 대표적이죠. 그 밖에도 도자기 대신 다양한 소재를 이어 붙이는 세계 각국의 작가들도 있습니다.

도모미 가모시타

일본의 도모미 가모시타 작가는 자신이 모은 깨진 도자기 조각에 새 생명을 불어 넣습니다. 킨츠기 기법을 써서 이어붙인 젓가락 받침부터 짝짝이 귀고리까지 반짝이는 작품을 만들죠. 과거의 킨츠기 작가들처럼 가모시타 역시 철학적 접근법을 취합니다.

“모든 일본 사람이 알고 있듯이 파도는 많은 걸 빼앗아 가기도 하지만 덕분에 우리가 많은 이익을 얻기도 하죠.”

도모미 가모시타 작가

이수경

한국의 이수경 작가는 킨츠기 틈새 메우기 기법으로 여러 도자기를 이어붙여 초현실적인 조각품을 만듭니다. 24캐럿 금을 써서 흔한 도자기를 재해석한 꽃병으로 탈바꿈시키고 특별한 알레고리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사람들이 고통을 극복하면서 보다 성숙하고 아름다움을 더하는 삶의 우여곡절을 비유한다고 볼 수 있어요.”

이수경 작가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