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클라우드를 통해 목표하는 바가 표준화된 테크놀로지에 있다면 일반 디지털 플랫폼도 좋은 답일 수 있지만, 5G를 통해 사물인터넷이 활성화 되는 시대에 업무 프로세스 효율과 신뢰할 수 있는 거버넌스까지 고려한다면 비즈니스 플랫폼이 필요한 때입니다.
글쓴이: 정대천(Jackie Jeong)
올해 최대 IT 행사인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와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의 공통된 화두는 5G(5세대 이동통신)와 AI(인공지능)입니다. 4세대인 LTE 보다 10배 빠른 속도, 100배의 데이터 용량을 처리하는 5G를 통해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가 일상생활에 활성화될 예정입니다.
사물인터넷을 통해 사람과 사물, 서비스 등 모든 것이 디지털로 연결되어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디지털 진료 등 차원이 다른 서비스가 가능해집니다.
그러나, 5G를 통한 사물인터넷의 활성화는 데이터 생산량의 기하급수적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며, 2012년 제타바이트(1ZB = 1조 1천억 GB) 시대가 열리고 작년 한 해 데이터 생산량이 처음으로 30ZB를 넘긴 이후, 2025년에는 175ZB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5G와 지능형 기업 시대의 도래
지금까지 만들어진 것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가 한 해에 생산되는 시대에 살기 때문에 인간을 뛰어 넘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을 갖춘 경영 플랫폼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5세대 이동통신 환경에서 기업의 혁신 화두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넘어 마치 인간처럼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대응하는 ‘지능형 기업(Intelligent Enterprise)‘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앞서 제조, 유통/소비재, 금융산업에서 각 분야의 선진사례로 소개된 기업들은 빅데이터, 예측분석, 기계학습(머신러닝), 인메모리 처리 등 지능형 기술을 탑재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경쟁업체보다 한 발 앞선 혁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마치 지능을 가진 인간처럼 주변 경쟁 상황에 반응하여 빠르게 학습하고 빈틈없이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입니다.
5G 상용화에 따른 데이터 폭증은 기업의 지능화와 더불어 클라우드 환경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합니다. 폭증하는 기업 데이터의 저장, 분석을 위해 서버, 스토리지 등에 고정자산지출(CapEx)을 늘리는 것은 자본수익율(ROI)을 현저히 떨어뜨리기 때문입니다.
시장분석 전문기관 가트너(Gartner)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클라우드 확산이 IT 지출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여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이 지속해서 성장할 전망입니다.
클라우드 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큰 분야는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시장입니다. 기업의 손과 발 역할을 하며 고객을 상대하는 CRM 분야가 지금까지 SaaS 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왔다면, 이제 몸통과 머리 역할을 하는 ERP 부문이 훨씬 빠른 속도로(CAGR 8%) 이 시장을 이끌어갈 전망입니다.
SaaS 시장을 이끌어 갈 클라우드 ERP
클라우드 CRM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ERP 시장의 클라우드 전환은 SaaS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향후 5 년간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시장을 주도할 전망입니다.
국내에서 재계 순위 1, 2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자동차가 최근 그룹 운영의 근간인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SaaS 기반 클라우드로 전환키로 잇달아 발표한 것은 그러한 변화의 시작을 알린다고 하겠습니다.
발표된 사실 중 특이한 사항은 두 회사가 단순히 ERP 업무만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저의 데이터 시스템을 상용 데이터베이스가 아닌 SAP의 지능형 디지털 플랫폼으로 교체한다는 사실입니다.
클라우드 ERP의 중심, 디지털 플랫폼
가장 큰 이유는 일반적인 데이터 처리를 넘어 빅데이터, 예측분석, 기계학습(머신러닝) 등이 가능한 지능형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고려했으며, ERP 업무 외에 구매, 제조, 고객지원 등 다양한 후방 업무와의 신뢰할 수 있는 프로세스 통합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기술 특화된 기업들이 제공하는 플랫폼과 다르게 가트너, IDC등 전문 연구기관이 SAP를 ‘비즈니스 플랫폼’ 기업으로 평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SAP는 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알리바바 등 플랫폼 업체들과 경쟁보다는 상생의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이들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 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SAP의 비즈니스 플랫폼을 어디에서든 쉽게 접하게 된 것입니다.
SAP가 45년 넘게 시장을 선도해온 25개 산업의 핵심 경영 업무(SAP S/4HANA)외에도 고객(SAP CX), 경험(Qualtrics), 인사(SAP SuccessFactors), 구매(SAP Ariba), 지출 관리(SAP Concur)등의 다양한 업무 프로세스가 이 비즈니스 플랫폼을 통해 통합되고 확장됩니다.
SAP HEC(SAP HANA Enterprise Cloud) 또는 SAP BTP(SAP Business Technology Platform)를 통해 제공되는 비즈니스 플랫폼은 다양한 산업과 부서별 업무 프로세스, 기준정보관리, 워크플로 등 SAP의 독보적인 비즈니스 서비스와 인메모리 처리, 데이터 통합, 분석 클라우드 등 업계 경쟁우위에 있는 기술 서비스를 모두 포괄합니다.
이들 비즈니스 서비스와 기술 서비스는 쿠버네티스(Kubernetes), 클라우드 파운드리(Cloud Foundry) 등 표준 클라우드 운영 환경에 맞춰 제공되므로 ERP의 클라우드 전환은 물론 주변의 다른 시스템들과 빠른 통합을 가능하게 합니다.
클라우드가 대세인 환경에서 특정 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할 때 AWS, 애저(Azure), GCP등 일반 플랫폼의 기술 서비스들을 활용해 빠르게 맞춤형 개발을 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애플리케이션이 특정 산업에 특화된 프로세스를 필요로 하거나, 기존 ERP 등 중추 시스템과의 강력한 통합을 필요로 한다면 비즈니스 기반의 디지털 플랫폼이 효과적입니다.
비즈니스 지향의 디지털 플랫폼
5G의 상용화와 사물인터넷의 확산으로 인해 기업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대처해야 하고 지능형 기업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클라우드 ERP가 확산되면서 기업의 데이터 시스템도 디지털 플랫폼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의 지능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며, 다른 기간 업무 시스템과의 효과적인 통합을 위해서는 비즈니스 플랫폼이 요구됩니다.
5G,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등 기술의 발전은 가속화되며, 지능형 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탑재한 디지털 플랫폼의 수요는 계속 증가할 전망입니다.
기업운영의 중심에 위치한 지능형 기술 플랫폼이라도 경우에 따라 시스템 통합 기반의 맞춤 개발이 많이 필요할 때가 있고, ERP 등 기반 시스템과의 통합이나 업무 확장을 중심에 둔 개발, 즉 비즈니스 플랫폼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기업이 클라우드를 통해 목표하는 바가 표준화된 테크놀로지에 있다면 일반적인 디지털 플랫폼도 좋은 답이 될 수 있지만, 5G를 통해 사물인터넷이 활성화 되는 시대를 맞아 업무 프로세스의 효율과 신뢰할 수 있는 거버넌스까지 고려한다면 비즈니스 플랫폼이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