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30분. 인도네시아의 세람섬 암페라 마을. 어부 자파는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작은 배를 밀어 바다에 띄웁니다.
땡볕 아래 자바는 미끼로 쓸 오징어를 자갈에 낚싯줄로 묶어 바다에 던집니다. 섬을 떠나 온 지 여덟 시간도 넘은 시각. 섬에서 17킬로미터 떨어진 바다 한 가운데. 드디어 노란지느러미를 뽐내는 옐로핀 참치를 건져 올립니다.
수퍼마켓 통로에 서서 포장된 생선을 들고 깊고 푸른 바다에서 여기까지 어떻게 왔을까 궁금해 했던 적이 있죠? 누가 잡아서 포장하고 출하했는지 궁금해 하신 기억이 있죠?
“갈수록 저희 소비자와 고객은 식품 소싱과 안전 측면에서 완벽한 투명성을 원하고 있다”고 범블비식품(Bumble Bee Foods)의 토니 코스타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전합니다. 범블비는 1899년부터 북미 최대의 대표적인 해산물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 덕분에 쇼핑객은 구입할 생선에 관해 귀중한 통찰을 곧 얻게 되며 이동전화로 QR 코드만 스캔하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잡은 고기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 나은 세상 만들기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블록체인 구축에 관한 세계경제포럼(WEF)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어업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같은 최신 기술이 생선을 “미끼에서 한끼 접시까지” 추적하는 데 사용할 수 있어 투명성을 높이고 의사결정과 지속가능 경영에 필요한 더 나은 데이터를 제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범블비의 아노바 내추럴 블루 옐로핀 참치 제품에 블록체인 솔루션을 구현하게 되어 흥분을 감출 수 없다”고 코스타는 밝힙니다. 아노바식품(Anova Food)은 범블비가 2014년 인수한 브랜드로, 야생 어획 및 양식 어종 소싱의 세계 선두주자입니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력업체, 가공업체는 물론, 공정무역USA 같은 비정부기구(NGO) 등 여러 파트너와 함께 참치를 원산지인 인도네시아에서 미국 점포까지 추적하고 있습니다.”
청정해역에서 손 낚시하는 어부, 자파
코스타 CIO는 인도네시아의 세람섬에 있는 암페라 마을을 여러 차례 방문해 공정무역 인증 어장에서 그 날 잡은 물고기에 생계가 달려 있는 마을 주민들을 만났습니다. 공정무역 인증 어장이므로 어부들은 공정한 급여와 안전한 작업 여건 등을 보장 받고 환경 보호와 지속적인 공동체 개선에 기여합니다.
“이렇게 외진 인도네시아 어촌을 방문해 지속가능한 어업과 환경을 지키겠다는 열정을 함께 나누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건 정말 놀라운 경험”이라고 코스타는 전합니다. “어부가 물고기를 싣고 돌아오면 마을 사람들이 나와 축하합니다. 그날 잡은 고기는 가까운 공판장으로 옮기는데, 이 때부터 블록체인이 시작됩니다.”
자파는 미국과 일본 소비자를 위해 옐로핀 참치를 잡아 생계를 이어가는 이 동네 어부입니다. 이 기술이 매일 여덟 시간 넘게 조업하는 자신의 힘든 일에 관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고 자신이 낚은 참치가 얼마나 신선하고 좋은 품질인지 입증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고 자파는 전합니다.
바다에서 식탁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여러 장으로 이어집니다.
어부가 잡은 어획량은 가공 공장에 입고되면서 블록체인 상의 첫 번째 스캔이 일어납니다.
“생선만 파는 게 아닙니다.” 아노바에 생선을 공급하는 가공 공장 소유주인 로버트 티오안다의 설명입니다. 티오안다 사장은 이번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경쟁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믿습니다. “QR 코드는 생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가공했는지, 누가 잡았는지 등등. 이런 정보 덕분에 저희 생선이 청정해역에서 왔고 공정무역 조건을 충족한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경쟁사와 차별화 합니다.”
품질을 보장하는 테스트
바다-식탁 이야기는 연구소로 이어집니다. 전세계적으로 품질보증에 있어 최고 표준인 ISO-17025 인증을 자랑하는 연구소입니다.
“이 연구소에서 나온 시험 성적은 조작할 수 없습니다. 블록체인 정보를 관리하는 독립 기관이기 때문이죠.” 코스타의 설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다섯 명 중 한 명 꼴로 참치를 먹는 세상에서는 특히 중요한 일입니다. 기술 없이는 생선의 어획, 가공 단계를 모두 추적, 감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범블비는 지속가능한 참치 생산에 있어 긴 역사를 자랑합니다. 국제해산물지속가능성재단(ISSF)의 창립 멤버인 범블비식품은 과학자와 참치 가공업체는 물론, 글로벌 자연보호 단체인 세계자연기금(WWF) 등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추진 중입니다.
“저희로서는 미래 세대가 우리와 같은 해산물을 음미할 수 있도록 하는 합법적인 어획이 중요하다”고 코스타는 전합니다. “저희 어장은 어업 활동이 생물 종과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과학과 데이터를 활용해 관리합니다.”
신뢰를 쌓기 위한 디딤돌
블록체인연구소(BRI)의 공동 창업자겸 회장인 탭스콧그룹(Tapscott Group)의 돈 탭스콧 회장에 따르면 블록체인은 재무 거래뿐 아니라 인류에게 중요성과 가치가 있는 거의 모든 내역을 기록하도록 프로그래밍 할 수 있습니다. 이 유연성 덕분에 여러 관계자가 관여하며 문서화 자료를 수시로 주고 받는 공급망 관리에 이상적입니다.
작동 방식은 간단합니다. 거래 데이터를 묶어 디지털 블록에 기록합니다. 새로 생긴 블록은 바로 앞에 생긴 블록에 연결되어 연속되는 체인을 형성합니다. 새 블록이 더해지면 그 블록체인 노드는 기록된 데이터를 전체 네트워크에 보내 다른 모든 노드의 검증을 받습니다. 이 때 합의 알고리즘을 통해 진위 여부와 일관성을 확인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기록된 블록을 없애거나 과거의 거래를 제거하거나 잘못을 덮기 위해 새 블록을 만드는 일들이 불가능하도록 보장합니다.
소비자에게 제품 원산지에 관한 상세 데이터를 주는 일 외에도 범블비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여러 제3자 협력업체와 비정부기구(NGO)를 참여시켜 공판장에서 구매한 어획량, 어부, 날짜 같은 어업 관련 핵심성과지표(KPI)를 액세스하고 모니터링 대시보드를 써서 아노바가 제공한 데이터가 조작 불가능하도록 보장합니다.
이렇게 참치에 손을 댄 누구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다에서 식탁까지 생선을 추적하는 일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업계 전문가와 환경단체는 블록체인이 DNA 바코드와 스마트계약을 실현해 공동체나 어부들에게 특정 자원에 대한 권리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제 이름은 자파입니다. 인도네시아의 손 낚시 어부입니다. 제가 잡은 참치 이야기를 (블록체인을 통해) 전할 수 있어 자랑스럽습니다. 평생 어부로 살고 싶습니다.
자파(Jafar), 인도네시아 공정무역 인증 어장의 손 낚시 어부
블록체인이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범블비, 아노바 같은 뢰사들은 분석 같은 신기술을 선도적으로 적용해 세계를 가로지르는 상품의 이동 방식을 바꿀 뿐 아니라 생태계와 어부들의 생계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범블비는 혼자가 아닙니다. 선도적인 기술로 실현 가능한 분야를 찾도록 일련의 혁신 서비스가 기업을 지원합니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새로운 앱과 대시보드 덕분에 사람들은 다양한 시각에서 정보를 원하는 대로 깊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 앱은 권한에 따라 사용할 수 있어 바다-식탁 이야기의 관계자는 자신이 관여하는 부분의 데이터만 볼 수 있으며 전체 공급망 데이터는 조작이 불가능합니다.
코스타 CIO의 말입니다. “클라우드 기반 분석과 플랫폼에 새롭게 초점을 맞추고 블록체인과 연계해 기술을 수용하는 새로운 방식을 그려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종 솔루션은 심플하게 저희 사용자를 중심으로 만들 수 있죠. 클라우드 솔루션이다보니 전문업체는 소프트웨어에 집중할 수 있고 저희는 어부들과 물고기를 지킵니다.”
- 이 글은 영문판 디지털리스트 매거진(현, SAP Insights)에 처음 게재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