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의 4차 산업혁명 사례는 제조업의 부활을 꿈꾸는 한국 제조업에 좋은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제조업의 미래는 디지털 서비스 혁신에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입한 우리 기업들도 경험 있는 파트너와 함께 디지털 서비스로 혁신해야 할 때입니다.
글쓴이: 정대천(Jackie Jeong)
최근 IMF가 발표한 국내 총생산(GDP) 순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11번째로 큰 경제이며, 지난해 러시아를 제치고 1단계 상승했습니다. 그럼에도 한국 경제를 우려하는 시선이 많고 그 원인으로 제조업의 위기설이 커져가며, 올 한 해 정부와 재계가 공동으로 제조업의 부활을 강조합니다.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는 한국 경제의 위기
우리 경제의 대외 무역의존도는 70%에 이르며, G20 국가 중 3번째로 높습니다. 그 중에서도 수출의 84%를 기여하는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는 국내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의 부가가치 창출 비율은 24.5%로 OECD 30개국 중 24위로 하위 7번째이며, 이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미국, 독일 등의 선진 기업들과 가격성능비를 앞세운 중국의 후발기업사이에서 고전하는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애플, 구글, 아마존 등 미국의 서비스 기업들이 고객과 디지털로 직접 소통하며, 개인 맞춤화된 제조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반면, 보쉬, 지멘스, BMW 등 독일의 전통 제조 기업들은 디지털 플랫폼을 토대로 새로운 부가 서비스를 창출하여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제조업의 서비스화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독일
국가별로 4차 산업혁명 전략에 차이는 있지만 한국의 산업구조와 유사성이 많은 독일의 접근 방식, 즉 제조업의 서비스화(Servitization) 전략이 우리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제조 설비와 프로세스, 제품을 모두 디지털로 연결하여 생산성을 높이거나, 판매가 아닌 렌탈로 합리적 소비를 제공하고, 예지 정비를 통해 제품 수명을 늘리는 등 고객이 미처 생각지 못한 새로운 부가 서비스를 창조합니다.
독일은 정부가 주도하고, 에스에이피(SAP), 지멘스, 도이치텔레콤 등 선도 기업들이 워크그룹을 이뤄 인더스트리 4.0이라는 플랫폼을 구성하여 이미 350개 이상의 4차 산업 성공사례를 만들었고 이제 중소기업으로 빠르게 확대하고 있습니다.
에스에이피(SAP)는 독일의 대표적인 플랫폼 제공 기업으로 인더스트리 4.0의 표준화 작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유럽과 북미, 국내 기업과도 상호 윈–윈하는 공동 혁신 프로젝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 예로 최근 두산중공업이 SAP와 함께 디지털 서비스 사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함으로써 전통 제조업의 경계를 뛰어 넘는 혁신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두산중공업의 디지털 서비스화
1962년 현대양행으로 출발한 두산중공업은 현재 국내 최대 발전설비업체로 전통적인 제조 기업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2013년부터 ‘디지털 이노베이션’ 조직을 통해 전사적인 디지털 전환을 시작했으며, 조직과 자원, 프로세스의 디지털 혁신과 더불어 신규 사업 개발에도 집중합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발전시설 곳곳에 탑재되어 있는 센서로부터 운전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발전 설비의 운영을 최적화하는 ‘디지털 팩토리‘를 추진합니다.
이제 발전소내 온도, 압력, 유량 등 수 만개의 빅데이터를 수집해 보일러내 연소를 최적화하거나, 고장이 날 만한 징후를 사전에 예지 정비함으로써 가동 시간을 연장하는 고도화된 운영 노하우를 축적합니다.
기존 발전 설비의 공급을 뛰어넘어, 설비의 성능과 수명을 동시에 최대화하는 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기존 고객의 유지는 물론 새롭게 디지털 서비스 사업으로 진출할 토대를 마련하게 됩니다.
두산중공업 디지털 전환의 전략적 파트너 SAP
두산중공업은 이같은 신규 디지털 서비스 사업을 가시화하고, 글로벌 시장을 함께 열어갈 전략적인 기술 파트너를 검토했으며, 2018년 SAP를 최종으로 선택합니다.
독일 인더스트리 4.0의 표준화를 주도한 경험도 중요한 이유였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제조업의 운영 프로세스를 소프트웨어로 만들어 왔으며, 4차 산업혁명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과 표준화된 플랫폼, 핵심 기술을 체계적으로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첫 사업으로 보일러 연소를 최적화하고, 보일러 고장의 징후를 판단해 예지 정비하는 소프트웨어를 설계하기로 하고, 가장 먼저 SAP의 솔루션 전문가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디자인씽킹 워크샵을 진행합니다.
센서 데이터 수집, 딥러닝 분석, 연소 상태에 따른 운전 조건의 변경, 튜브 파열 예측 시나리오 등 다양한 상황에 대해 현장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기능을 설계하고 프로토타이입을 만듭니다.
리뷰와 수정을 통해 완성된 알고리즘을 SAP HANA라는 인메모리 플랫폼 위에 설계함으로써 수 만개의 빅데이터 처리 기능을 탑재한 최종 소프트웨어가 완성됩니다.
테크놀로지 기업이 아닌 제조기업이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머신러닝 같은 최첨단 IT 기술을 직접 내재화하고 운전 노하우의 솔루션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비즈니스 기술 플랫폼(SAP BTP)의 적용이 핵심 성공 요인이었습니다
SAP BTP 플랫폼은 고객과의 공동 혁신을 위한 디자인씽킹 방법론을 포함하여, 빅데이터처리, 머신러닝, 예측분석 등 지능형 기업이 요구하는 미래 기술과 표준 플랫폼을 함께 제공합니다.
디지털 서비스로 공동 혁신하라
두산중공업은 SAP와의 공동 혁신을 통해 발전 설비의 공급을 넘어, 설비의 최적 운영을 제공하는 신규 디지털 서비스 사업으로 확대할 수 있었으며,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두산중공업의 4차 산업혁명 사례는 제조업의 부활을 꿈꾸는 한국 제조업에 좋은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제조업의 미래는 디지털 서비스 혁신에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입한 우리 기업들도 경험 있는 파트너와 함께 디지털 서비스로 혁신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