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 크레디테크 등 앞선 핀테크 업체들의 디지털 플랫폼 전략은 올 해 큰 전환점을 맞고 있는 국내 금융 산업과 업계 관계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제는 전문 디지털 플랫폼 업체와 기술 파트너십을 통해 혁신의 방향키를 잡아야 할 때입니다.
글쓴이: 정대천(Jackie Jeong)
2014년 1월 사상 초유의 개인 정보유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국민카드를 시작으로 농협카드, 롯데카드 등 3개 카드사에서 1억건이 넘는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정부는 금융사에 대한 강력한 영업 규제와 함께 개인정보 취급 규정을 한층 강화합니다.
빅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이 대두된 이래 2014년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금융회사가 고객 정보 분석과 마케팅 목적으로 본격적인 빅데이터 활용 사례를 만들어 가던 때인데, 한국 금융업계는 시작도 하기 전에 찬서리를 맞은 상황이었습니다.
이후 2015년 영국을 시작으로 호주, 싱가포르에서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차례로 도입하며 혁신적인 금융서비스 개발에 정부가 힘을 실어주고, 금융 강국인 미국 또한 2017년 트럼프 행정부가 대대적인 금융규제 완화를 선언합니다.
데이터의 광산에서 보석을 캐는 일에 비유하며, 빅데이터는 금융을 비롯한 각 산업계의 큰 관심속에 다양한 활용 사례를 넓혀 갔지만, 국내 환경은 지난 몇 년 동안 정보 보호와 규제의 틀 안에서 답보 상태에 그쳐왔습니다.
2019년 새로운 기회를 맞은 금융 산업
이 같은 환경에서 2019년은 분명 국내 금융시장에 변화와 혁신의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4월부터 금융혁신 특별지원법이 시행되어 그동안 각종 규제 때문에 머뭇거렸던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들이 시장에 선보이고, 3월 중 국회에서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처리되면 금융사는 고객 정보에 대한 폭넓은 빅데이터 분석과 활용을 통해 개인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안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최근 발표된 금융정보 오픈 API 정책이 자리를 잡게 되면 뱅크 샐러드나 토스 등 핀테크업체가 개발한 모바일 앱을 통해 개인 금융자산의 조회, 이체 뿐 아니라 새로운 금융 서비스와 상품까지 가입할 수 있습니다.
이제 금융 기관은 업무 별로 분산된 고객 정보를 빅데이터로 통합, 분석하는 시스템을 넘어 고객 개개인의 페이스북, 인터파크, 네이버에서의 디지털 행동 패턴까지 평가해 대출 승인, 상품 추천을 하는 지능화된 디지털 플랫폼을 고려할 때입니다.
페이팔(Paypal), 크레디테크(Kreditech) 등 앞서가는 핀테크 업체들은 이미 지능화된 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통해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핀테크의 상징, 페이팔(PayPal)의 재무 혁신
페이팔은 2017년 기준 200여 개 국가에 2억3천7백만명 고객을 보유하고, 하루 최대 1억 2천만에서 1억 5천만건의 온라인 결제가 일어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핀테크 업체입니다.
20개 이상의 언어, 100개가 넘는 통화 기준으로 1일 1억건이 넘는 결제 처리를 실수없이 진행하기 위해 각 분산된 시스템간의 정산(Reconciliation) 작업 만으로도 엄청난 인력 투입이 필요했고, 글로벌 업무 확장으로 지역별 규제 준수 사항을 적용하다 보니 업무가 갈수록 복잡해져 직원 만족도가 현저하게 떨어졌습니다.
1999년이후 핀테크의 역사를 써온 최대 기업 페이팔(PayPal)은 디지털 서비스 혁신과 함께 직원의 업무환경 개선을 위해 전격적으로 Paypal 재무 혁신(PFIT: Paypal Finance Transformation)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방대하게 수집한 결재 데이터에 대한 패턴 인식과 사례 기반의 추론을 통해 매출 인식을 자동화하고, 분산된 정산 프로세스를 통합하기로 합니다. 그 결과로서 거래 종단간 가시성을 확보하고 감사 추적을 단순화하여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트랙잭션 레벨에서 관리하는 목표를 세웁니다.
프로젝트의 실행을 위해 전문 업체인 IBM과 딜로이트로부터 컨설팅 구축 제안을 받았으며, 공교롭게 두 업체 모두 SAP의 디지털 플랫폼을 제안했습니다.
금융권 빅데이터 처리에 적합하도록 데이터의 보관 주기, 활용 빈도에 따라 인메모리와 디스크에 걸쳐 데이터를 유동적으로 분산 저장하고 사용시에는 저장 위치에 상관없이 컬럼 단위로 데이터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Dynamic Tiering” 기술이 페이팔(PayPal)의 처한 상황에 적합했기 때문입니다.
빅데이터 분석을 위해 시스템을 무한정 크게 가져갈 수 없는 상황에서 유동적으로 메모리 성능을 관리할 뿐만 아니라, 패턴인식, 머신러닝,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까지 앞으로 디지털 혁신이 요구되는 미래 기술 기반으로 즉시 확장이 가능한 아키텍처도 중요한 선정의 이유였습니다.
PFIT 전담팀은 첫 재무 혁신 프로젝트를 2018월 10월에 SAP와 함께 성공적으로 선보였습니다.
핀테크의 유니콘, 크레디테크(Kreditech)의 새로운 도전
이번에는 5억달러 가까운 펀딩을 받아 유명해진 핀테크 업계의 유니콘, 크레디테크(Kreditech)의 이야기입니다.
국내에서는 최근 SNS의 ’맞춤법 괴담’을 통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소문은 “SNS에서 맞춤법이 자주 틀리면 대출 심사에 불리할 수 있다?”는 내용인데 작년말부터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갔습니다.
그 이유는 국내에서도 빠르면 올 해 안에 별다른 금융거래가 없더라도 통신요금 / 공과금 납부 내역, 온라인 쇼핑이나 SNS 활동만 성실하게 해도 대출 심사시 유리한 신용평가를 받을 수 있는 개정 법안이 추진 중이기 때문입니다.
개정을 추진중인 신용정보법의 주요 골자 중 비금융정보 전문 신용평가기관이 그것인데 사회초년생, 프리랜서, 가정주부 등 일정한 금융거래가 없는 개인이 신용 평가에서 불리했던 것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입니다.
독일의 크래디테크(Kreditech) 등 선도적 핀테크 업체들이 이미 시행중인 서비스의 하나로 대출심사 시 기존 은행거래정보 외에 페이스북, 이베이, 아마존에서의 행동 패턴을 반영합니다. SNS에서 맞춤법을 잘 지키는지, 대출 약관을 자세히 읽었는지, 주기적으로 온라인 쇼핑을 하는지 등을 빅데이터로 분석하여 약관 정보를 꼼꼼히 읽었거나 신청서를 성실히 작성해도 신용 점수가 올라갑니다.
크레디테크(Kreditech)는 SAP와 함께 고객 개개인의 웹과 소셜 행동 패턴을 수집하여 예측 분석, 인공지능 기반의 의사 결정, 부정거래 탐지 등에 대한 폭넓은 연구를 진행하며, 마케팅 혁신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의 파일럿을 함께 연구하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페이팔(Paypal), 크레디테크(Kreditech) 등 앞선 핀테크 업체들의 디지털 플랫폼 전략은 올 해 큰 전환점을 맞고 있는 국내 금융 산업과 업계 관계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제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혁신할 때
국내 금융기관은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새로운 혁신을 이끌어 왔지만,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화를 살펴 보면 시간이 갈수록 기술 변화의 속도가 현저히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자체적인 노력으로 미래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큰 투자를 감수하기 보다, 페이팔(Paypal), 크레디테크(Kreditech)처럼 전문 디지털 플랫폼 업체와 기술 파트너십을 통해 혁신의 방향키를 잡아야 할 때입니다.
SAP는 전세계 130개국에 100개가 넘는 혁신 개발 센터를 중심으로 각 국 금융 기관, 핀테크 업체들과 함께 디지털 서비스 혁신을 이끌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판교에 위치한 SAP 앱하우스(SAP AppHaus)를 통해 공동 혁신 (Co-Innovation)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