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경제선진국들과 APEC 정상들은 디지털 경제를 2019년의 주요 화두로 선정했습니다. 모든 사물과 사람, 프로세스가 디지털로 연결되는 초연결 세상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을 통해 지능형 기업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글쓴이: 정대천(Jackie Jeong)
2019년 글로벌 경제를 이끄는 화두는 무엇일까요?
G20 정상들은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 모여 디지털 경제와 환경 문제를 주요 이슈로 논의하기로 했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도 디지털 경제와 연결, 여성의 역할을 2019년 최우선 논의 주제로 선정했습니다.
디지털 경제
글로벌 경제를 이끄는 G20과 우리가 속한 APEC이 모두 중요시하는 디지털 경제는 2019년을 맞이하는 모든 기업인에게 다시금 가장 중요한 패러다임으로 다가옵니다.
세계적인 경영 석학 돈 탭스콧(Don Tapscott) 박사가 처음 인용한 ‘디지털 경제’는 1990년대 중반 미국 경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정의됩니다.
한 평의 땅에서 생산할 수 있는 곡식은, 아무리 인력을 늘리고 씨앗을 많이 뿌려도 어느 한계를 넘으면 수확량이 더 이상 늘지 않습니다. 결국 투자대비 수익은 시간이 지나면 줄어들 수 밖에 없는데, 당시 경제 상황은 이런 전통 경제 원칙을 완전히 깨트렸습니다.
생산 요소가 기존의 제한적인 땅이나 공장이 아니라, 인터넷 공간과 디지털 기술로 바뀐 것입니다. 따라서 소프트웨어나 영화, 미디어 등은 잘 만들기만 하면 생산이 무한대로 늘어나고 투자 수익이 갈수록 커지는 신경제, 디지털 경제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돈 탭스콧 박사는 2017년 세계 최고 경영 사상가 50명(Thinkers50) 중 2위로 선정되어 디지털 경제를 주창한 그의 혜안이 재조명 받고 있습니다.
2018년 한 해 동안 글로벌 시장을 장악해 온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시가총액 5대 기업은 모두 인터넷 시장에서 디지털화 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시장 가치를 극대화함으로써 디지털 경제 시대의 선두기업이 되었습니다.
이들 5대 기업은 10억여 명의 고객과 인터넷 상에서 디지털로 직접 소통하며, 개인화된 제품과 디지털 서비스로 1,000조원 가까운 연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9년 G20 선진국과 APEC 회원국의 핵심 경제 화두가 된 디지털 경제의 모범 사례라 할 수 있으며,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 운영방식을 왜 디지털로 전환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초연결 시대, 디지털 경제는 이제 시작
디지털 경제 시대의 기업간 무한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디지털 경제를 조성하는 핵심 인프라 기반은 모든 사물과 사람, 프로세스가 디지털로 연결되는 ‘초연결(Hyperconnectivity)’에 있는데, 다가오는 2020년 5세대 이동통신(5G)의 상용화를 통해 초연결 세상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4세대 LTE 통신망보다 70배 이상 빨라진 5G에서는 반경 1km2 안에 100만개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작동할 수 있으며, 기업은 비로소 제공하는 제품, 서비스, 운영 인력, 오피스, 공장, 업무 프로세스까지 디지털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100만개 신경세포가 보내온 다양한 감지(sensing) 신호를 바탕으로 기업은 기계학습(머신러닝, ML),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대응을 최적화합니다.
마치 신경계와 뇌를 가진 인간처럼 기업은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고, 새로운 상황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제품과 서비스를 빠르게 혁신하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을 갖게 됩니다.
5G 시대를 앞두고 기업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해 지능형 기업(Intelligent Enterprise)으로 진화하는 것은 제조, 유통, 금융, 통신에 이르기까지 2019년 최대 화두입니다.
2019년 제조업
2018년 미-중 갈등으로 무역 장벽이 높아지고 자동차, 철강 등 전통 제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한 때 공장 가동률이 75%까지 떨어지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제조업의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와 부가 서비스 창출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애플, 제너럴모터스(GM), BMW 등 글로벌 기업은 제조 공정을 디지털화하여 고객과 직접 소통하고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만들며 생산성과 기업 가치를 함께 높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제조 공정과 서비스의 디지털화를 통해 판매 제품에 대한 유지보수나 수리, 사용한 만큼 지불하는 렌탈 서비스, 제품 성능 향상을 위한 컨설팅과 소프트웨어 공급까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는 ‘제조업의 서비스화(Servitization)’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입니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디지털 트윈이나 스마트 공장은 이처럼 제조업이 단순한 제품 공급을 넘어 제품 개인화, 운영 최적화, 관련 소프트웨어 제공에 이르기까지 최종 고객과 직접 소통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서비스 생산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에스에이피(SAP)는 제조 산업의 폭넓은 선진사례를 바탕으로 글로벌 고객들과 공동 혁신을 지향하며, 제조업의 서비스화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판매 제품의 유지보수 서비스 향상, 합리적인 사용 기반의 과금, 제품 성능을 최적화하는 컨설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선진사례를 만들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최근 두산중공업이 플랜트 설비를 공급하던 기존의 사업모델을 뛰어 넘어, 발전 설비의 성능을 최적화하는 소프트웨어를 SAP와 함께 개발해 수출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두산의 서비스화 모델과 다양한 글로벌 제조 기업의 성공 사례는 다음 이야기에서 정리하겠습니다.
참조 :: Intelligent Enterprise II – 제조업의 부활, 디지털 서비스로 혁신하라
2019년 유통–소비재 산업
롯데쇼핑, CJ, 이마트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유통업체들의 2019년 가장 큰 혁신 화두는 디지털 전환입니다.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는 이제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이지만, 소비자 파워는 이미 3분의 1에 가깝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유통-소비재 산업의 가장 큰 고객층으로 소셜 미디어나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고, 소유보다는 공유, 명품보다는 실리적인 개인 성향의 제품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국내 쇼핑, 유통 대기업들은 앞다투어 통합 쇼핑 플랫폼, 다양한 디지털 체험관, 무인화 자동 매장 등을 준비하며, “즉시 즉석 개인화(Right Now, Right Here, Just for Me)’ 가 가능한 온-오프라인 통합 매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온-오프라인 통합 매장이 가장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방안은 고객 접점의 온라인 쇼핑몰과 생산 라인의 생산 현황이 시스템적으로 통합될 때 더욱 큰 효과를 냅니다. 즉, 고객이 온라인상에서 관심을 보인 특정 제품에 대해 매장 관리자는 즉시 그 제품의 생산, 유통 현황을 파악하고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효과적 프로모션까지 부가해서 제공합니다. 밀레니얼 세대가 원하는 최상의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유럽의 가장 큰 슈퍼마켓 체인 중 하나인 코업(Coop)은 SAP와 함께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100년이 넘는 유통 비즈니스를 혁신하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합니다. 수배송 현황을 실시간 관리하여 매장을 늘 신선하게 유지하고, 고객별 구매 이력을 시즌별, 취향별로 분석해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맞춤 오퍼를 제공하는 등 쇼핑 문화를 혁신하고 있습니다.
SAP와 함께 유통 산업의 차세대 혁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기업은 코업(Coop)외에도 코스트코, 오피스디포(Office Depot) 등 다양한 사업영역에 걸쳐 있고 다음 이야기에서 자세히 만나볼 수 있습니다.
참조 :: Intelligent Enterprise III – 소비재/유통업, 디지털 기술로 고객 경험을 혁신하라
2019년 금융업
2019년 가장 두드러지게 디지털 전환을 대대적으로 준비하는 산업이 금융입니다.
디지털 기반 비대면 금융 서비스와 금융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 하면서, 카카오뱅크, 뱅크샐러드, 토스 등 고객 경험과 편의성,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앞세운 핀테크 업체들이 금융 시장을 빠르게 재편합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통해 온라인 상에서 고객과 대응하며 지불, 보험, 대출, 다른 산업 연계 상품 등 고객별로 특화된 통합 금융 서비스를 즉석에서 제공합니다.
국내 시중 은행의 경우 온라인, 모바일 상의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고 예/적금, 대출 외에 핀테크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연계 상품과 부가 서비스를 24시간 365일 제공하는 상시온라인(always-on) 서비스를 준비중입니다.
이를 위해 금융 업무의 디지털화와 함께 금융 플랫폼의 개방성, 유연성, 실시간 처리 성능 등이 중요한 경쟁의 본질이 되었습니다.
유럽의 대형 은행 중 하나인 네덜란드 협동조합은행 라보뱅크(Rabobank)는 최근 본사와 지사의 대출 시스템을 SAP의 금융 플랫폼으로 새롭게 통합하며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24X7 상시 서비스, 국제회계기준(IFRS)이나 유럽중앙은행(ECB)의 단기금융시장 신용 리스크 분석을 위한 애너크레딧(AnaCredit) 등 새로운 규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했습니다.
이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인공지능 기술 도입, 클라우드 로드맵에 대한 전략 수립 등 디지털 전환의 교두보를 마련했고, 이제 이를 기반으로 신규 금융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라보뱅크 외에 다양한 글로벌 금융 기업의 서비스 혁신 사례는 다음 이야기에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참조 :: Intelligent Enterprise IV – 금융산업, 혁신의 중심에 디지털 플랫폼을 두다
2020년까지 조직의 55%가 디지털 기반으로 의사결정하는 시대
이처럼 디지털 기반으로 업무 프로세스와 서비스를 혁신하는 패러다임은 공공, 통신, 생명 과학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자리합니다.
특히, 2020년 5G의 상용화가 불러올 사물 인터넷 기반의 ‘초연결 세상’은 지금보다 1천배가 넘는 데이터 폭증을 불러올 전망입니다. 기업은 이렇게 넘쳐나는 빅데이터를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으로 빠르게 분석하고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와 확장현실(XR), 챗봇 등을 활용해 고객 대응을 자동화, 첨단화하여 지능형 기업(Intelligent Enterprise)으로 거듭나기 위해 혁신해야 합니다.
최근 IDC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까지 조직의 55%가 디지털 데이터에 기반하여 의사결정(Digital Determination)을 하고 새로운 사업모델, 디지털 제품과 서비스로 시장을 재창조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앞으로 펼쳐질 디지털 경제는 지능형 기업이 주도할 전망입니다.
2019년 제조, 유통-소비재, 금융 등 주요 산업별 지능형 기업(Intelligent Enterprise)의 시리즈를 다룰 예정이며, 각각의 선진 사례를 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