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똑똑해지면서 사람을 대체하기보다는 사람들 곁에서 협업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산업용 로봇은 오랫동안 생산 현장에서 우리 안에 갇힌 짐승처럼 사람들과는 떨어져서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따분하고 위험하고 더러운 일을 중심으로 단순 반복 작업을 해 왔습니다.
이제는 물리적 로봇이 울타리 밖으로 뛰쳐 나오고 있습니다. 디스토피아를 그린 공상과학 소설의 한 장면을 말하는 건 아닙니다. 소프트웨어와 인프라가 크게 발전하면서 갈수록 더 많은 능력을 갖춘 지능형 머신이 안전하게 기업의 피와 살을 가진 인력 곁에서 긴밀한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머신비전, 자연어 이해, 기타 인공지능(AI) 역량을 기반으로 로봇이 주변 세상을 보고 듣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자율운영 능력이 강화된 로봇은 과거처럼 단순히 프로그래밍 된 반복 작업만 수행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협업하고 계획에 없던 1회성 작업을 처리하는 데 적합합니다. “이제는 로봇이 안전하게 사람과 같은 공간을 차지할 수 있게 되면서 최근 수년 동안 로봇을 다양한 새로운 분야에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미래학자 겸 컨설턴트인 스티브 브라운은 전합니다. “AI 덕분에 로봇은 물리적 세상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보다 지능형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로봇 하드웨어, 서비스, 소프트웨어에 대한 연간 투자액은 오는 2022년말까지 3배 늘어 2,01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IDC 보고서는 전망합니다. 이렇게 투자가 늘면 혁신 확산, 비용 절감, 도입 확대 등의 효과를 촉진합니다.
이러한 투자에 큰 힘이 되는 영역이 바로 활발한 오픈소스 커뮤니티입니다. 로봇운영체계(ROS) 같은 플랫폼을 비롯한 로봇공학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협업하는 동시에, 하드웨어 프로젝트를 통해 연구자와 기업 모두가 시제품을 개발하고 더 나은 로봇을 더 빨리, 보다 경제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로봇은 그 동안 사람이 처리하려면 너무 지루하고 시간이 많이 걸려 기업이 지름길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일도 해낼 수 있습니다. 전력, 수도, 가스 등 유틸리티 기업의 경우 테스트할 설비가 너무 많아서 전수 검사 대신 샘플 검사만 할 수 있었죠.
한편 알렉사와 시리, 가정용 소셜 로봇 등 AI 시스템과 물리적 로봇이 소비자 시장으로 확산되면서 공상과학 소설에 나오던 반려 로봇이 당연한 일처럼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돌파구는 아마도 더 이상 로봇이 항상 어디를 가든 필요할 수도 있는 모든 걸 가지고 다니는 자동화 된 은둔자처럼 행동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사실일 겁니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사물인터넷 기술의 꾸준한 개발 덕분이죠.
“로봇이 한 곳에서 문제에 직면하고 이를 극복할 방안을 찾아냈다면 거의 즉시 다른 로봇 친구들에게 전달해 함께 배우게 된다”고 브라운은 밝힙니다. 이들 새로운 머신은 기존 로봇들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으로 더 쉽게 프로그래밍 할 수 있어, 중소 중견기업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갈수록 경제적으로 널리 확산되는 여러 강력한 기술의 등장으로 아주 많은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아주 많고 다양한 유형의 로봇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업용 로봇이건 집안을 누비고 다니는 로봇 청소기 룸바건 마찬가지”라고 컨설팅 회사 311연구소(311 Institute)의 창업자이자 미래학자인 매튜 그리핀은 밝힙니다.
로봇의 새로운 역할
갈수록 업무의 변동성과 복잡성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로봇은 어더서나 설계, 개발, 적용 중입니다. 기어다니는 로봇과 날아다니는 드론이 파이프라인과 전력선 등 사람이 접근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한 곳을 검사합니다.
바퀴 달린 협업 로봇은 창고를 누비며 상품을 출하 담당자에게 전달하거나 트럭 기사가 인도에 내려 놓으면 택배의 마지막 구간을 완성합니다. 청소 인력은 거대한 로봇팔을 배치해 선박을 닦고 고층건물 유리창을 청소합니다. 엄청난 두뇌를 가진 로봇은 고급 분석을 적용해 수술실의 의사를 돕고 보다 정확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의 농업을 실현합니다.
머지 않아 연결된 지능형 머신 군단이 기존 기업용 시스템, 인력과 함께 기업 전반에 걸쳐 일하는 방식을 혁신할 것이라고 액센츄어랩의 테레사 퉁 사장은 밝힙니다. 기계, 전기, 소프트웨어 부품의 개선으로 이들 머신은 반정형, 비정형 환경에서 더 잘 운영됩니다. 곧 조직들은 다른 IT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로봇을 프로그래밍하고 통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퉁 사장은 전망합니다.
이 분야가 확장되면서 “최초 진입 기업들이 큰 이익을 얻게 된다”고 퉁 사장은 지적합니다. 지금이 바로 기업이 자사 조직에 미칠 로봇의 잠재 가치를 탐색하고 실험 단계를 벗어나 완벽 통합된 로봇 역량에 대한 전략을 개발할 때입니다. 여러 기능 영역과 산업에 걸쳐 로봇의 새로운 적용 분야가 광범위하게 등장하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높은 처리량이 필요한 업무
기업의 디지털화가 확산되면서 (보통 따분한) 상시 IT 관리 업무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들 업무의 상당 부분은 물리적 로봇에 딱 맞는 일입니다.
예컨대 로봇은 데이터센터 수리 전문가들을 위한 터보 추진 탐지견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걸어서 왕복하는 데 30분 이상이 걸리는 거대한 데이터센터를 사람들보다 다소 빨리 이동해 문제가 있는 부품을 찾아내고 인력은 보다 차원 높은 업무에 집중하도록 돕습니다. 서버와 기타 장비의 물리적 테스트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미래에는 데이터센터를 거의 전부 로봇으로 배치해 사람이 들어오면 오히려 일이 느려지는 환경을 상상한다”고 퉁 사장은 밝힙니다.
로봇은 그 동안 사람이 처리하려면 너무 지루하고 시간이 많이 걸려 기업이 지름길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일도 해낼 수 있습니다. 전력, 수도, 가스 등 유틸리티 기업의 경우 테스트할 설비가 너무 많아서 전수 검사 대신 샘플 검사만 할 수 있었죠. 로봇은 수만 건의 테스트를 모두 수행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버튼만 누르면 되죠. 그것도 사람보다 아주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말이죠. 기업은 현장에 배치하기 전에 모든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모두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민첩한 손놀림
로봇은 정확한 상품을 골라 집어드는 일처럼 보다 높은 지능과 섬세한 운동신경이 필요한 일도 해내고 있습니다. 독일의 매거지노(Magazino)는 인지 제어형 모바일 로봇을 생산 중입니다. 2차원, 3차원 카메라로 사물을 식별하며 확실하게 손으로 쥐고 목적지로 운반합니다. 덕분에 운영시간이 연장되고 주문 폭주 구간을 평탄화하는 효과가 생겼습니다. 기업이 인력보다 로봇을 추가하거나 줄이기가 더 쉽기 때문에 운영비와 처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로봇은 또 특정 업무에 대해 저비용으로 전문가 역할을 합니다. 매거지노의 토루(TORU) 로봇은 신발상자를 처리하도록 특화되었고 주문 소액화, 월요일 주문 폭증, 높은 반품율 등 신발 산업의 고유한 과제를 비용 경제적으로 해결하도록 돕습니다.
예술의 경지로 사람 피하기
공급망의 반대쪽 끝에서 기업은 상자부터 피자까지 모든 걸 배달할 수 있는 로봇의 시제품을 개발 중입니다. 실제로 맥킨지는 오는 2026년까지 택배 마지막 구간의 80%를 땅 위의 로봇이건 하늘 위의 드론이건 간에 사람 동료의 도움이 거의 없는 자율주행 머신이 수행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로봇이 매우 복잡하고 무질서한 세상 속을 헤치고 돌아다닐 수 있어야 합니다. 보행자로 인산인해를 이룬 도시의 거리도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마블(Marble)의 복사기 크기의 자율주행 배송카트에겐 문제 없습니다. 도시의 복잡한 거리를 카메라와 라이다(LiDAR), 고해상도 3차원 지도를 이용해 헤쳐나갈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계단으로 4층에 피자 배달을 해야 한다구요? 문제 없습니다. 언수퍼바이즈드(Unsupervised.AI)의 네 발 달린 배송 로봇은 강화학습 딥러닝 기법을 적용해 계단과 인도로 오르는 턱, 기타 장애물을 헤쳐 나갑니다. 전직 리프트(Lyft) 데이터 과학자가 공동 창업한 이 회사는 차량 공유 서비스가 했던 것처럼 운전자 네트웍을 구축해 로봇을 거리 구석에 내려 놓으면 로봇이 배달 모험을 시작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계속해서 다음 주에는 수술을 돕는 로봇과 안내하는 소셜 로봇, 상가 건물을 순찰하는 경비 로봇, 정밀 농업을 돕는 로봇을 소개하고 물리적 로봇을 도입하는 기업에 새로 생길 임원 자리와 시장 전망을 전해 드립니다. 다음 주도 기대하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