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4년 창립 이래 공연 전면 중단과 파산 보호 신청이라는 난관에 봉착한 태양의 서커스. 1년 반 동안의 공백을 빠져나온 배경에는 창의력과 함께 빠른 방향 전환과 확장, 새로운 몰입형 팬 경험 창출을 위한 클라우드 전환이 주효했습니다.


글쓴이: 박범순(Adam Park)

태양의 서커스, SAP와 미래로 뛰어올라

“저는 국가대표 생활을 할 때 즐기지는 않았던 거 같아요. 지금은 정말 내 몸에서 우러나와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즐기고 있는 것 같아요.”

홍연진 태양의 서커스 오쇼 아티스트겸 메인코치

태양의 서커스, 오쇼, 홍연진 메인코치

태양의 서커스가 생긴 지 25년만에 최초로 한국인 단원이 된 국가대표 홍연진 아티스트의 말입니다. 어느덧 14년째 오쇼에 출연하며 이제는 한국인 최초로 오(O)쇼의 메인코치 활동을 시작한 베테랑 단원의 모습에서 태양의 서커스가 찾는 인재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남 다른 몸과 기술을 가진 인재를 발굴해 스토리를 전하는 아티스트로 만드는 일이 태양의 서커스가 가장 잘하는 일이죠.

이제는 마이클 잭슨 원(Michael Jackson One)에서 공연하는 두 명의 남자 댄서(김현수, 이문행)와 오쇼에서 함께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이솔잎, 뮤지컬 같은 아이스쇼 악셀(Axel)의 박소연 등 네 명의 한국인 후배 아티스트도 생겼습니다.

태양의 서커스 오쇼 오프닝 캐릭터

젊음과 에너지, 강인함을 상징하는 태양의 서커스

“제 꿈은 언제나 세계 최고의 인재를 태양의 서커스로 이끄는 일입니다. 그 꿈은 여전히 건재하죠. 저희 스튜디오가 전 세계의 창의적인 사람들을 위한 집이 되기를 바랍니다. 창의적인 인재 한사람 한사람이 저희가 하는 일의 핵심입니다. 인정 받아야 마땅하죠.”

기 라리베르테(Guy Laliberté),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 공동 창업자

지난 1984년 자크 카르티에의 캐나다 발견을 기념하는 순회 공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태양의 서커스. 동물 공연 없이 충격적이고 드라마가 있는 아름답고 반추하게 하는 공연으로 서커스를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거리 공연을 하던 단원들이 화려한 의상과 마법같은 조명, 오리지널 음악을 라이브로 연주하죠.

태양의 서커스 오쇼 하이라이트

라리베르테 창업자는 순회 공연 팀을 태양의 서커스라고 불렀습니다. “태양은 젊음과 에너지, 강인함을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명명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딱 맞는 이름이죠. 태양의 서커스의 태양이 처음 떠올랐을 때 서커스의 새로운 세상이 밝았으니까요.

“창조 활동을 통해 태양의 서커스는 상상의 한계를 밀어붙여 청중을 매료하고 계속해서 놀라움을 선사하고자 합니다. 혁신과 창의력은 언제나 저희 쇼의 핵심이었고 미래의 작품 속에도 이러한 초월 활동은 계속됩니다.”

장프랑수아 부샤르(Jean-François Bouchard), 최고 창조 책임자 겸 크리에이티브 가이드, 태양의 서커스

하루 아침에 44개 공연 모두 취소, 10억불 매출은 0달러로

지난 2020년 3월 19일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에 대한 대응으로 태양의 서커스는 전 세계 44개 공연을 모두 중단하고 전 직원의 95퍼센트에 이르는 4,679명의 직원을 일시 해고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조치로 인해 회사는 재정 파탄으로 이어져 10억 달러가 넘는 부채를 떠안게 되죠.

주주로부터 5천만 달러를 수혈 받고 퀘벡 정부로부터 2억 달러의 차관을 받는 등 재정 지원에도 불구하고 2020년 6월 29일 파산 보호 신청을 하고 일시 해고했던 직원 중 3,5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습니다.

2020년 11월 24일 파산에서 벗어나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MGM Resorts International)의 짐 머렌(Jim Merren) 전 회장과 캐나다 투자회사 캐털리스트 캐피털(Catalyst Capital)에 매각됩니다. 그 후 2021년 11월 팬데믹 이후 첫 신규 공연인 삶에 이끌린다는 뜻의 드론투라이프(Drawn to Life) 상설 공연을 초연했습니다.

지난 해 11월 30일 태양의 서커스는 지난 20여 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대니얼 라마르(Daniel Lamarre) 사장이 일선에서 물러나 이사회 부회장 직을 맡고 CFO와 COO를 맡았던 스테판 르페브르(Stéphane Lefebvre)를 12월 1일을 기해 새로운 사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습니다.

창의력을 전략의 중심에 두기

팬데믹 기간 중에 태양의 서커스는 그야말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경험했습니다. “제 삶에서 가장 힘겨운 시기였다”고 대니얼 라마르 부회장은 전합니다. “제 입장에서는 불과 48시간 이내에 44개 공연이 0개 공연으로, 연매출 10억 달러가 0달러로 사라진 순간이었죠.”

대니얼 라마르 태양의 서커스 부회장

“제 인생 목표가 바로 아티스트를 위한 일자리 창출이었고 이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터라 2천 명의 아티스트 뿐 아니라 5천 명의 직원을 거의 모두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정말 재난 상황이었죠.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있는 힘을 다해야 했습니다.”

대니얼 라마르(Daniel Lamarre) 태양의 서커스 부회장

마침내 회사를 살리는 데 성공했죠. 최근 아디 이그나티우스(Adi Ignatius)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 편집장과의 인터뷰에서 라마르 부회장은 창의력의 위력과 창의력을 기업 전략의 중심에 두는 일이 절대적으로 필수적인 이유를 밝혔습니다. 광대와 공중곡예를 다루는 사업이 아니더라도 말이죠.

인터뷰 내용을 간략히 소개해 드립니다.

창의력 없이는 기업도 조직도 없다

창의력을 촉진하는 데 동기를 부여 받았습니다. 그게 제가 배운 점이기 때문이죠. 지난 수십 년간 놀라운 창의력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해왔습니다. 저희 창업자 기 라리베르테 뿐 아니라 국제적인 명성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비틀즈 멤버들과 함께 하면서 제 개인적인 삶과 일터에서의 삶이 모두 바뀌었습니다.

진정으로 창의력을 제가 하는 모든 일의 최전선에 두고 있습니다. 그게 바로 현재 제가 하고 싶은 일입니다. 창의력을 촉진하려는 이유는 제가 매우 급진적인 자세를 취하기 때문이죠. 창의력이 없이는 회사도 없고 그 어떤 조직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저는 진정으로 그렇다고 믿습니다.

창의력을 관리하려면 창의력을 키우는 환경을 만들어야

창의력을 육성하는 환경 만들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핵심 비즈니스를 여러분이 하는 모든 일과 환경의 중심에 둬야 합니다. 저희 회사의 경우 창업자가 마담 자주(Madame Zazou)라는 광대를 채용했고 마담 자주는 우리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자리합니다. 내부적으로는 매일 제가 마담 자주를 이용해 저희 직원들에게 저희 핵심 비즈니스를 일깨우고 있죠.

여러분 모두 광대를 채용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모두가 자신이 하는 일의 핵심을 끌어낼 올바른 상징을 찾도록 제안 드립니다. 조직으로서 인생의 목적과 존재 의미를 상기시켜 줄 상징 말이죠.

태양의 서커스 오쇼 얼룩말 출연진

태양의 서커스는 위계질서를 갖는 조직이 아닙니다. 그래서 매번 새로운 공연을 제작할 때마다 모든 크리에이터와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셀(세포를 의미하기도 하는 소규모 전문 조직)을 만듭니다. 모든 행정부서 인력은 관여하지 말라고 하죠. 창작 단계에서 인사(HR) 정책이나 재무 이슈를 생각하게 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창의적인 인간으로서 숨쉬고 잠자고 먹고 다음 쇼를 아주 혁신적이고 유쾌하게 만들 생각만 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비로소 모든 쇼가 엔터테인먼트 혁신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새로운 쇼를 기획할 때마다 저희 팀에 던지는 과제입니다.

창의적인 마인드에 고객과 직원의 소리를 접목해야

사람들은 저희같은 조직이 얼마나 분석적인지를 알면 놀랄 겁니다. 매일 밤 공연이 끝나면 고객의 반응에 관해 묻습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다른 연기 동작에 비해 사람들이 덜 좋아하는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을 빼고 더 나은 동작으로 바꾸죠.

그래서 언제나 귀담아 듣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고객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게 우선순위지만 직원의 소리도 중요합니다. 언제나 직원들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제안을 원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내야 하죠. 그게 바로 저희 태양의 서커스가 하려는 일입니다. 고객의 소리를 듣고 직원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저희의 사명을 향해 직원들을 움직이는 거죠. 새로운 공연을 위해 움직이고 큰 성공은 함께 나눕니다.

빠른 방향 전환과 확장, 몰입형 팬 경험 제공

태양의 서커스는 세상에서 가장 인상적인 공연예술 기업입니다. 중력을 거스르는 공연 때문만은 아니죠. 팬데믹의 충격으로 라이브 이벤트가 갑자기 취소되면서 회사는 이 시기를 이용해 비즈니스를 클라우드로 옮기고 미래의 중단 사태에 대비하고자 했습니다.

필립 라뤼미에르(Philippe Lalumière) 태양의 서커스 정보기술 부사장은 전합니다.

“글로벌 팬데믹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미친 여파를 고려할 때 신속하게 방향을 전환하고 확장하며 새로운 몰입형 팬 경험을 창출하는 역량의 확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클라우드 전환은 경영 혁신 프로젝트

일로디 보니아르(Elodie Bonniard) 태양의 서커스 SAP 플랫폼 팀 리더는 회사의 인프라가 회사의 민첩성을 보다 잘 반영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힙니다.

“태양의 서커스는 클라우드 마인드가 있습니다. 20년 전에 시스템을 구축한 방식은 현재의 회사를 반영하지 못합니다. 보다 제한이 덜한 시스템으로 옮길 필요가 있었죠.”

클라우드로의 이관 작업은 IT 프로젝트라기보다는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경영 혁신) 프로젝트라고 보니아르는 강조합니다. 회사의 성장을 지원하도록 설계된 활동이라는 뜻이죠.

태양의 서커스 오쇼 유령선 공연

클라우드 전환으로 태양의 서커스는 재무와 구매 조달, 머천다이징, 의상 제작 등의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게 되었습니다. 분석 주도의 통합, 자동화 덕분이죠.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 팬데믹 이전인 지난 2019년 의상 워크샵은 15,000벌의 의상을 제작했고 각 의상의 수명은 3개월이었습니다. 관리할 의상이 많았다는 뜻이죠. 클라우드 전환 이후 각 품목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어 재고 관리가 대폭 효율화 되었습니다.

태양의 서커스의 혁신 여정에 함께하는 SAP

저희 SAP는 현재 2억 3천만 클라우드 사용자가 100여 가지 솔루션으로 모든 비즈니스 기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1972년부터 50년 넘게 비즈니스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왔죠. 저희 비즈니스의 핵심은 무엇보다 그 동안 고객과 함께 쌓아 온 풍부한 비즈니스 전문역량을 첨단 클라우드 기술과 결합해 최적의 성과를 만드는 데 있습니다.

예컨대 라이즈 위드 에스에이피(RISE with SAP)와 같은 포괄적인 솔루션을 이용해 저희 고객들은 혁신 여정의 어느 단계에 있건 간에 자사 환경에 맞게 비즈니스를 클라우드로 이관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다시 찾은 태양의 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잠실 종합운동장에 설치될 빅탑(서커스 공연을 위한 대형 천막)에서 오는 2022년 10월 20일(목)부터 2023년 1월 1일(일)까지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130분간(인터미션 30분 포함) 저녁 공연을 선보입니다.

알레그리아는 스페인어로 기쁨, 환희, 희망을 뜻하며 태양의서커스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작품입니다. 1994년 초연 당시의 감동을 재연해 지금의 우리에게도 영감을 주며 영혼에 감동을 불어넣을 공연입니다. 특히, 알레그리아의 음악은 그래미 어워드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강렬한 몰입감으로 태양의서커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사운드 트랙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