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잡러와 부캐의 시대. 우리는 시간과 장소, 상황에 따라 다양한 자아로 살아갑니다. 부캐의 니즈와 선호도, 관심사를 이해하고 개인화된 경험과 추천, 상호작용을 제공하기 위한 기업의 초개인화 성공 전략. 월간 인사이트에서 확인하세요.
글쓴이: 장규호(Gyuho Jang)
멀티 페르소나 시대에 대응하는 초개인화
온라인 게임 속에서 우리는 현실 세계와는 다른 부캐(메인 캐릭터가 아닌 보조 캐릭터 혹은 또 다른 자아)로 활동하며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보입니다. 조용하던 사람도 거친 말투와 행동의 부캐로 활동할 수 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죠. 최근에는 방송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연예인이 평소와는 다른 역할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부캐라는 용어가 널리 확산되었습니다.
굳이 게임이나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가지 역할을 하며 살아갑니다. 회사에서 일할 때의 나, 퇴근 후 친구들과 한 잔 기울이며 기분 좋게 얘기하고 노래하는 나, 가장으로서의 나와 아들 딸로서의 나. 고대 그리스 연극 배우가 쓰는 가면을 뜻하는 페르소나.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은 남들 앞에 드러내 보이는 자아를 페르소나라고 불렀죠. 진정한 자아와는 거리를 두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는 온라인 게임과 소셜 미디어,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자아의 유동성이 확대된 멀티 페르소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가족과 저녁 시간에 와인을 음미하는 사람이라도 친구들과 어울리며 맥주를 즐기는 걸 선호할 수 있죠. 이처럼 우리는 시간과 장소, 상황에 따라 니즈와 선호도, 관심사가 달라집니다.
4차 산업혁명 3대 트렌드 – 개인맞춤화, 초개인화, 정밀화 | 특집 기사
유연한 미래를 위해 독일에서 시작한 인더스트리 4.0과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 생활방식의 변화를 망라하는 4차 산업혁명. 개인맞춤화, 초개인화, 정밀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3가지 트렌드를 확인하세요.
이처럼 한 명의 소비자가 다양한 부캐로 활동하는 시대에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요? 그 해답은 바로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입니다.
과거에 개인화는 인구통계학 정보를 비롯한 세분화(세그멘테이션)에 의존해 소비자를 일정한 대상 그룹으로 묶어 메시지를 전달하고 맞춤 오퍼를 제안하던 수준이었죠. 그런데 이제는 한 사람의 소비자가 시간과 장소, 상황에 따라 다양한 자아로 활동하는 만큼 지금은 어떤 부캐인지, 어떤 니즈와 선호도, 관심사가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맥락에 맞게 개인화 된 경험과 추천, 상호작용을 예측하고 제안해야 합니다.
이처럼 초개인화는 최적의 정보를 적시에 고객에게 연결해 구매를 유도하거나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며 평생 동안 고객을 개발하는 활동이라고 정의해 볼 수도 있습니다.
아마존, 초개인화로 매출의 1/3 이상 창출
아마존(Amazon)은 이미 10년 전부터 정교한 알고리즘과 예측 모델을 적용한 개인화를 통해 고객경험(CX)을 큐레이션 함으로써 매출의 35% 이상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초개인화를 추진하는 기업의 공통점은 뭘까요? 그건 바로 고객의 실제 생활 패턴과 취향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과 인공지능, 머신러닝 같은 기술을 접목해 고객이 원하는 맞춤 오퍼를 실시간으로 연결할 역량을 확보했다는 사실입니다.
초개인화는 이렇게 고객 응대와 고객 경험을 다루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마케팅 전략만 개선한다고 해서 초개인화를 실현할 수는 없습니다. 초개인화 시대에 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해서는 다음에 소개하는 세 가지 전략이 필요합니다.
초개인화의 시작은 고객 데이터 수집과 분석 역량
개별 고객의 취향과 개성, 마음까지 이해하려면 고객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은 필수입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가치 있게 활용해 의미 있는 고객경험과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하는 기업은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배달 피자로 유명한 도미노피자는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도록 도미노스 애니웨어(Dominos Anyware)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기존의 전화 주문뿐 아니라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메신저 등 최대 12개 채널에서 피자를 주문할 수 있죠. 그런데 주문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분산된 대량의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통합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채널의 고객 데이터를 통합, 조율하고 개별 고객에게 개인화된 고객 인게이지먼트를 유도해 초개인화를 지원하려면 SAP의 고객 데이터 플랫폼(CDP) 같은 도구가 필요합니다. 고객에 대한 360도 전방위 뷰를 확보해야 비로소 시간과 장소, 상황에 맞는 초개인화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스마트 팩토리 혁신으로 리쇼어링 시대에 대응 | 특집 기사
지정학적 갈등과 공급망 비용 상승 등으로 침체된 경기를 벗어나기 위해 제조업 기반이 두터운 나라는 내수 활성화와 고용창출을 목적으로 리쇼어링 정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법제적인 지원 외에도 디지털 기술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 혁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초개인화의 탄탄한 토대는 개인맞춤화
여러 부캐를 갖는 개별 고객의 니즈에 대응하기 위한 초개인화는 그만큼 다양한 요구를 충족할 개인맞춤화(individualization) 역량이 요구됩니다.
최신 마케팅과 고급 분석 기반의 고객 데이터로 판매 기회를 포착해도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 때 전달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고객에게 개인맞춤화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판매부터 서비스까지 가치사슬 전반이 연결된 전사적인 협업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업은 고객의 주문부터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 사후관리까지 엔드투엔드 프로세스를 지원할 수 있는 고급 사양관리 솔루션을 확보해야 합니다.
할리데이비슨, 고급 사양관리로 초개인화 서비스 혁신
고객의 선호도와 취향을 충족하도록 다양한 옵션 제공을 통한 개인맞춤화는 자동차 산업의 핵심 성공 요인입니다.
할리데이비슨은 SAP의 고급 사양관리 솔루션(AVC)을 적용해 스마트 팩토리로 전환했습니다. 그 결과 맞춤 바이크 제조 시간을 기존의 21일에서 6시간으로 단축하고 1,300여 가지 구성 옵션을 제공해 고객 만족을 높이고 신규 매출을 대폭 신장했습니다.
초개인화의 완성은 피지털 경험 관리
글로벌 팬데믹 기간을 지나오면서 쇼루밍과 역쇼루밍 등의 현상이 확산되었죠. 오프라인 매장을 제품 체험 공간인 전시장(쇼룸)처럼 이용하고 구매는 온라인 가격 비교를 통해 가장 유리한 사이트에서 구입하는 쇼루밍. 반대로 온라인으로 가격 비교, 구매 리뷰 등의 사전 조사를 마치고 실제 구매는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직접 입어보거나 신어 보고 구입하는 역쇼루밍.
오프라인 매장은 이처럼 소비자가 자신의 취향과 선호도를 찾기 위한 경험의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2023 CX 트렌드: 개인화, 의식 있는 소비, 피지털화
영구적 위기의 시대에는 꾸준히 고객의 선택을 받는 브랜드만 생존할 수 있습니다. 최근 한 조사에서 2023년에는 고객경험(CX)을 최대 기술 투자 확대 영역으로 꼽은 것도 놀랄 일은 아니죠. 월간 인사이트 4월호에서 2023년 기술 투자를 이끄는 3대 CX 트렌드를 확인하세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된 후 오프라인 영역이 활성화되는 가운데 디지털화 트렌드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결국 기업은 이제 온라인, 오프라인 채널을 넘나 들며 일관된 피지털(physical+digital) 경험을 제공할 전략이 필요합니다.
고객은 온라인 채널을 통한 더욱 편리한 쇼핑 경험과 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감성적인 교감을 동시에 원합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의 연결이 불완전하게 이루어져 고객 정보가 불일치하거나 지나친 대기 시간이 발생하는 등 마찰 지점이 생기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나만의 제품을 찾는 고객의 요구가 다양해질수록 기업이 관리해야하는 단품(SKU)의 수는 무한히 늘어납니다. 현실적으로 이처럼 다양한 제품을 모두 매장 재고로 보관할 수는 없죠. 따라서 오프라인 경험을 온라인 주문과 연결해주는 고객경험(CX) 솔루션의 적용이 중요합니다.
월간 인사이트 | SAP 뉴스센터 특집 기사
SAP 전문가 기고문으로 운영되는 월간 인사이트는 영구적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여러분이 알아두면 두고두고 쓸모 있는 정보와 통찰,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에 이어 2023년 새로운 집필진으로 다시 선보이는 월간 인사이트! 지금 바로 확인하세요.
피터 드러커 교수는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활동이 비즈니스의 핵심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이제 N잡러와 부캐의 시대를 맞아 고객을 시간과 장소,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이해하고 예측해 개인화된 경험과 추천, 상호작용을 제공하는 활동이 초개인화 비즈니스라고 하겠습니다.
고객 데이터 수집과 분석 역량의 확보, 개인맞춤화, 피지털 경험 관리 등 세 가지 전략으로 초개인화 시대에도 성공 비즈니스를 구가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