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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의 표준화, 자동화, 효율화와 의사결정 지원을 위해 데이터를 만들고 보관하고 가공해 전달하는 기업 정보화를 의식주와 비교해보세요. 데이터가 사는 곳, 데이터로 만든 음식과 옷. 디지털 의식주 기반의 미래 기업, 지능형 기업 비전까지, 지금 확인하세요.

글쓴이: 박범순(Adam Park)

통역을 하다보면 단어의 배열 순서나 표현 방식까지 신경 쓰게 됩니다. 예컨대 우리말로는 여러 단어를 나열할 때 그냥 “사과, 배, 오렌지 등”으로 그냥 열거하면 되죠. 영어에서는 보통 마지막 단어 앞에 “and”를 붙여 나열이 끝났다고 알려줍니다. 그러니까 “apple, pear, and orange” 처럼 말이죠. 그러다보니 간혹 번역문에서 우리말의 고유한 표현 방식을 무시하고 외국어 표현 방식에 따라 “사과, 배, 그리고 오렌지”나 “사과, 배 및 오렌지” 같은 번역을 자주 보게 되죠.

의식주와 식의주 – 밥이 먼저냐, 옷이 먼저냐?

그런데 영어와는 순서가 다른 표현도 있습니다. “의식주”가 대표적이죠. 영어로는 주로 “식주의(food, shelter, and clothing)”가 일반적이고 “식의주(food, clothing, and shelter)”라고도 합니다. 영어권에서는 이렇게 음식이 맨앞에 나오는데 왜 우리말에는 옷이 처음일까요?

의식주와 같은 표현은 사실 근대에 와서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중국과 일본 등에서 번역한 표현을 가져왔을 것이라는 주장이 근거가 있어 보입니다. 중국에서도 처음에는 일본이나 우리나라처럼 의식주라고 쓴 걸 보면 아무래도 체면을 중시하는 유교권의 영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제 중국에서는 식의주라는 표현이 더 많이 쓰입니다. 1958년부터 1962년초까지 마오쩌둥 주석은 농공업 대증산 정책인 대약진 운동을 강행합니다. 환경 영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전문성 없는 계획을 강행한 결과 2,500만 명이 굶어죽는 사태를 초래했죠.

예컨대 참새가 쌀을 주워먹는 모습을 본 마오쩌둥 주석은 참새를 파리, 모기, 쥐에 이어 4대 해충으로 규정하고 중국의 참새를 모두 없애도록 합니다. 그 결과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벌레들의 천적이 없어져 농사는 더욱 망하게 되었죠.

농민들에게 나무를 베고 집안의 나무 탁자 등을 태워 쇠로 된 건 모두 집어 넣어 철강을 생산하도록 한 계획 역시 실패였습니다. 산에 나무가 없어 홍수가 빈번해져 농업은 더 무너졌죠. 거의 제2차 세계대전 전체 사망자에 이르는 사람들이 전쟁도 없이 굶어죽는 경험을 한 중국에서는 의식주 대신 식의주가 주된 표현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3계층 기업 정보화 아키텍처

기업 정보화 측면에서 의식주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정보화의 목적은 기업 업무의 표준화, 자동화, 효율화와 의사결정에 활용할 정보를 만들고 보관하고 전달하는 데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데이터를 중심으로 의식주와 비교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데이터가 사는 곳 – 우리 회사 혹은 클라우드

데이터가 사는 곳이 주거지나 거주지, 주택을 뜻하는 의식주의 “주”에 해당합니다. 데이터를 보관하는 데이터 스토리지뿐 아니라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이터베이스와 애플리케이션 역시 묶어서 볼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데이터를 보관하는 곳이라고 보면 좋겠네요.

데이터 보관 분야는 기업 정보화 아키텍처 구성요소 중에서 가장 먼저 클라우드로 이동했습니다. 제조회사의 창고관리와 물류관리를 전문업체가 대행하는 3자물류(3PL)나 물류 정보화까지 대행하는 4자물류(4PL)처럼 우리 회사의 데이터를 보관 중인 데이터 스토리지(창고) 관리를 전문 클라우드 사업자에게 맡기는 방식이죠.

기업의 데이터 센터를 자체 운영하는 온프레미스 방식과 전문 클라우드 사업자에게 맡기는 클라우드 방식이 바로 데이터가 사는 주거 공간을 대하는 접근법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앞서 든 창고관리의 예에서처럼 기업 운영의 특정 부분만을 전문 클라우드 업체에 맡기고 나머지 건물은 우리 회사에서 관리하는 하이브리드 방식도 그래서 이해가 가는 대목입니다.

데이터로 만든 맛있는 음식 – 실시간 인사이트

디지털 전환(디지털 혁신)을 비롯해 데이터를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가끔 데이터를 만드는 게 디지털화의 핵심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데이터는 일종의 식재료라고 보면 좋습니다. 물론 싱싱한 채소를 다른 음식과 곁들여 먹을 때도 있지만 보통은 식재료를 이용해 조리 과정을 거쳐 음식을 만들어 먹습니다.

데이터라는 식재료는 식사 시간에 맞춰 조리해서 먹음직스런 음식으로 내놔야 합니다. 또는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멋진 레스토랑에서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만찬을 즐길 수도 있죠. 기업 정보화 측면에서는 의사결정 시점에 필요한 실시간 통찰을 제공하는 일이 바로 데이터를 조리해 영양만점의 식사를 대접하는 과정과 통해 있습니다.

우리 회사의 데이터만으로는 판단이 어려운 일도 많습니다.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거나 신사업 모델을 구상하는 경우처럼 특별한 필요가 생기면 전문 레스토랑에 가듯이 외부의 통찰을 끌어오기 위해 외부 데이터를 포함한 빅데이터를 이용해야 할 수 있죠.

데이터로 만든 멋진 옷 – 사용자 중심의 프레젠테이션

사람들은 계절의 변화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습니다. 물론 한 계절 안에서도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스타일과 컬러, 패턴의 옷을 입기도 하죠. 기업 정보화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여야 하죠. 그래서 필요한 게 바로 데이터로 만든 옷입니다.

옷은 사람을 자연환경에서 지켜주기도 하고 입는 사람의 스타일과 패션 센스를 보여주기도 하죠. 기업 정보화의 궁극적인 목표라 할 수 있는 정보의 활용과 이를 통한 업무의 표준화, 자동화, 효율화, 나아가 의사결정 지원 등을 위해서는 입기 편한 옷, 멋진 옷처럼 정보화 시스템도 쓰기 편해야 하겠죠?

옷은 언제나 사람과 함께합니다. 특별히 그런 신념이 있는 사람이 아닌 일반적인 경우라면 벗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우리가 업무를 처리하거나 의사결정에 필요한 실시간 통찰을 원할 때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바로 모바일 중심의 사용 편의성 높은 프레젠테이션 레이어와 유사합니다.

의식주의 중심은 결국 사람이다

의식주는 사람의 생존에 필요한 세 가지 요소를 정리한 표현입니다. 데이터로 만든 멋진 옷과 맛있는 음식, 데이터가 사는 곳을 데이터 의식주 혹은 디지털 의식주라고 할 수 있죠. 디지털 의식주의 목적도 결국은 사람의 생존과 번영을 돕는 데서 찾아야 합니다.

최근 몇 년 동안 SAP를 필두로 여러 회사에서 지능형 기업과 지능형 자동화에 관한 비전과 전략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SAP의 경우 기존 업무 프로세스의 절반 이상을 자동화하는 차세대 지능형 ERP를 선보이며 지능형 기업 전환을 돕고 있죠.

디지털 의식주 기반의 미래 기업 모델 – 지능형 기업

기업 정보화는 디지털화 혹은 디지털 의식주 준비 차원에 그치지 않습니다. 디지털 혁신이나 전환은 본격적으로 디지털 의식주를 모두 갖춘 기업과 임직원이 본격적으로 기존 업무를 개선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 나서기 쉽도록 도울 때 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그런 면에서 지능형 기업이야말로 탄탄한 디지털 의식주를 토대로 움직이는 미래의 기업이 아닐까 싶네요. 여러분도 지능형 기업으로 전환하세요. 기존의 반복 업무를 최대한 자동화, 지능화 하고 우리 인력의 업무를 곁에서 돕는 디지털 비서를 제공하며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통찰을 토대로 최선의 결정을 내리고 실행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