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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월 12일은 과학계에 남긴 업적을 기념하는 다윈 데이입니다. 찰스 다윈이 태어난 날이죠. 자연선택설을 통한 적자생존을 강조한 다윈의 가르침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재조명합니다. 인간선택설과 디지털 다위니즘. 지금 바로 확인하세요.

글쓴이: 박범순(Adam Park)

다윈 데이, 올해는 설날

매년 2월 12일은 과학계에 남긴 찰스 다윈의 업적을 기념하는 다윈 데이입니다. 다윈이 태어난 날이죠. 올해[2021년]는 마침 이 날이 설날이기도 합니다.

다윈 데이를 기념하는 이미지

의사나 성직자가 되었으면 하는 부모님의 바람에 의대에 진학했지만 관심이 없어 일반 대학을 졸업하고 22세부터 5년간 해양 탐사선 비글호를 타고 아메리카 대륙 곳곳을 방문합니다. 그 중에서도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다양한 종의 생물을 관찰하고 기록하죠.

자연선택설과 적자생존

비글호 탐사에서 돌아온 후 추론한 내용을 수천 페이지로 정리하고 나서도 몇 십년이 지나서야 책을 발간합니다. 동료 과학자 알프레드 러셀 월러스와의 경쟁도 종의 기원 발간을 서두르는 데 일조했다고 하네요. 월러스 역시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론을 제시했습니다.

찰스 다윈의 저서, 종의 기원 표지

종의 기원이라는 책의 제목은 실제로는 자연선택을 통한 종의 기원에 관하여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바로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가 일어난다는거죠. 진화는 단일 개체의 문제가 아닙니다. 다시 말해 주변 환경에 적응한 특정한 유전 정보가 살아남아 대대손손 변화 발전한다는 점이 중요하죠.

그래서 적자생존이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강하거나 지능이 높은 종이 아니라 환경 변화에 맞게 적응한 종이 살아 남는다는 뜻이죠. 종은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다양한 돌연변이를 겪게 되고 그 중에서 주변 환경에 딱 맞는 놈이 살아남아 생존에 필요한 유전 정보를 다음 세대에 전합니다.

디지털 다위니즘과 돌연변이

디지털 시대를 맞아 기업이 다양한 실험을 통해 생존과 혁신 방안을 강구합니다. 주변 환경에 맞는 사업 모델이 무엇인지, 어떤 상품과 서비스, 경험을 제공해야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될지를 타진하는 돌연변이가 바로 이러한 실험이죠.

돌연변이라는 말의 어감이 좀 부정적인 면이 있지만 실은 원래의 모습에서 변형되었다는 뜻 외에도 계획에 없던 약간의 변화를 준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조금씩 다양성을 늘리면서 어떤 모습이 지금 환경에 더 적합한지를 계속해서 확인하는 방식이 유전자의 생존법인 셈이죠.

탐 굿윈의 저서, 디지털 다위니즘 표지

디지털 다위니즘이라는 용어는 같은 제목으로 2018년 발간된 탐 굿윈의 책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굿윈은 디지털 혁명의 핵심이 신기술 채택뿐 아니라 과거의 프로세스와 전략에서 탈피하는 데 있다고 주장합니다. 디지털 전환은 사람과 문화가 99%를 좌우한다”고 말합니다. 결국 진짜 고객의 니즈가 무엇인지 재고하고 신기술을 적용해 솔루션을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죠.

인간선택에 의한 기업의 진화

다양한 변화를 통해 주변 환경에 맞게 적응한 종이 자연의 선택을 받아 살아남는다는 게 자연선택설의 핵심입니다. 마찬가지로 기술의 진화 역시 돌연변이처럼 뜻하지 않은 방식으로 주변 환경과 인간 사회에 맞게 진행됩니다.

전화기를 발명한 벨과 왓슨의 스케치

불과 2시간 차이로 먼저 전화기 특허를 내고 사흘 뒤 전화기 실험을 진행하다 윗층에서 바지에 약품을 쏟은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급하게 아래층에 있던 조수 토마스 왓슨을 부르는데 전화기를 통해 그 소리를 듣고 바로 달려왔죠. 그 해 필라델피아 만국박람회에서 자신이 만든 전화기가 뜨거운 반응을 얻습니다.

당시 미국 최대 전신회사 웨스턴유니언을 찾아간 벨은 전화기 특허를 팔려고 했지만 한창 전신으로 큰 돈을 벌고 있던 회사는 “애들 장난감”이라며 문전박대했습니다. 결국 벨은 1877년 벨전화회사를 차리고 훗날 AT&T라는 통신회사로 발전해오고 있습니다. 웨스턴유니언은 전신환송금 회사로 명맥을 유지하다 2006년 전신환 업무를 접고 금융 관련 업무에 주력하고 있죠.

디지털 시대의 생존과 진화 방식

디지털 혁명으로 비즈니스 모델과 결제방식, 구매, 정보 검색, 소통 등 모든 면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기존의 방식만 고집하던 큰 회사들이 무너졌죠. 이를 피하려면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생존과 진화 방식을 수용해야 합니다.

모든 기술과 경험은 인간의 선택을 받아 생존합니다. 갈수록 인간답게 자연스럽게 발전하죠. 따라서 인간 중심의 사업 전략이 있어야만 디지털 전환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직원과 고객 등 사람을 이해하려면 이들이 만들어 내는 정보를 분석해야 하죠. 빅데이터는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중견중소기업 역시 적합한 대상과 도구에 투자한다면 데이터 마이닝을 통해 생존에 필요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더 이상 최고의 제품이나 경쟁력 있는 가격만을 원하지 않습니다. 견줄 데 없는 서비스와 개인적인 차원의 관심으로 긍정적인 경험을 얻고 싶어하죠. 고객에게 탁월한 경험을 제공해야 성공합니다. 따라서 이처럼 새로운 상황에 가장 잘 적응하는 기업은 바로 고객의 니즈를 간편하고 직관적으로 정확히 충족하는 기업입니다.

디지털 시대의 생존과 진화를 위해서는 한사람 한사람 고객의 경험을 완성하도록 정보와 기술을 적용해 다양한 실험을 반복하고 상용화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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