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 환경의 중심은 사람입니다. 좀 더 인간적이고 자연스럽게 시스템과 상호작용을 주고 받을 수 있는 환경을 향해 움직이죠. 대화형 시스템을 거쳐 지능형 시스템으로 이어지는 이 큰 흐름도 결국은 사람을 더 사람답게 만들려는 노력의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글쓴이: 박범순(Adam Park)

제가 하는 일 중의 하나는 발표입니다. 그 중에서도 분기마다 신입사원 교육에서 SAP와 기술, 혁신, 마케팅 등에 관해 소개하는 일을 하죠. 이번 주에도 신입사원 교육에서 SAP를 새롭게 정의하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SAP는 데이터 처리를 위한 시스템(S)애플리케이션(A), 제품(P)을 의미하는 약자입니다. 창업 초기부터 실시간 데이터 처리를 지원하는 경영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죠. 무엇보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 활동을 매번 시스템 구축 공사(프로젝트)처럼 하지 않고 소프트웨어 제품을 구입해 고객사에 맞게 구성하는 방식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았습니다.

'모든 것의 서비스화(XaaS)' 비즈니스 모델의 발전 과정
‘모든 것의 서비스화(XaaS)’ 비즈니스 모델의 발전 과정

수렴과 발산: 중앙 집중화와 분산형 컴퓨팅 환경

지난 1972년 핫소 플래트너 공동 창업자를 비롯한 IBM 소프트웨어 개발자 다섯 명이 설립한 SAP. 몇 년 뒤면 창립 50주년(2022년)을 맞습니다. 강산이 변해도 다섯 번 넘게 변했겠죠?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정보기술(IT) 환경은 발산과 수렴을 거듭합니다. 전문용어로는 분산과 중앙 집중화죠.

백투더퓨처: 발산과 수렴을 반복하는 정보기술(IT) 환경
백투더퓨처: 발산과 수렴을 반복하는 정보기술(IT) 환경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메인프레임과 모바일-클라우드 환경은 중앙에서 여러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앙 집중화 모델입니다. 이에 비해 SAP R/3가 선도한 바 있는 클라이언트-서버 아키텍처와 최근 확산일로에 있는 엣지 컴퓨팅 환경은 네트워크 가장자리의 컴퓨팅 파워와 통신 능력이 늘어 중앙과의 연락보다는 스스로 주변 기기와 문제를 해결하는 분산 컴퓨팅 모델이죠.

SAP의 첫 글자인 시스템(S)은 수렴과 분산의 물결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바뀌었을까요?

가트너, 2024년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 제시특집 기사

지금 소개하는 다양한 혁신은 특히 급변하는 AI 시대에 귀사의 비즈니스 목표 달성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목적 의식을 가지고 선별한 몇 가지 혁신을 통합한다면 귀사의 디지털 조직을 구축, 보호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기록하는 시스템과 묻고 답하는 시스템

기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비롯해 고객관계관리(CRM), 인적자본관리(HCM) 등의 시스템은 발생한 사건을 기록하기 편하게 만들었습니다. 예컨대 고객 주문을 받을 때 가용 재고를 확인하고 생산 계획을 파악해 납기 약정을 하죠. 그러면 재고 예약, 생산 주문, 관련된 자재 발주 등의 물류 업무 프로세스뿐 아니라 이와 관련된 회계 전표도 자동으로 생성됩니다. 그 만큼 빠트리는 일 없이 업무가 원활하게 흘러가고 기록되는 시스템이죠.

기록 시스템 - 대화형 시스템 - 지능형 시스템
기록 시스템 – 대화형 시스템 – 지능형 시스템

그런데 분산 환경이 확산되고 사용자가 늘면서 시스템의 중심이 사람으로 이동합니다. 다시 말해 복잡한 교육을 받고 업무 내용을 일일이 기록하는 데 집중하는 게 아니라 이제는 회사 영업 실적이 궁금하면 시스템에게 묻고 답을 얻습니다.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이리저리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깊이 있는 통찰을 얻죠. 묻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 데이터의 바다 속에 숨어 있던 가치 있는 진주와 같은 통찰을 얻도록 돕는 시스템입니다.

데이터를 활용해 통찰을 얻는 지능형 시스템

이제는 기록 시스템(system of record)에서 대화형 시스템(system of engagement)을 지나 지능형 시스템(system of intelligence)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경험경제 시대고객의 경험직원 경험 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경험 기업이 성공하려면 시스템에 기록된 내용 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고객과의 상호작용 내용, 소셜 데이터, 디지털 발자국 등의 정보를 종합해서 정말로 고객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원하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필요할 때 정확히 필요한 제품, 정보, 서비스,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결국은 흩어져 있는 데이터 속에서 일정한 패턴을 발견하고 미리 준비해서 고객이나 직원이 필요로 할 때 바로 도움을 주는 기업이 지능형 경험 기업입니다. 이처럼 가능한 한 모든 데이터를 빠트리지 않고 종합해서 그림을 완성하려면 머신러닝인공지능 비서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비즈니스를 위해 구축된 AI로 민첩성과 예측력 강화 | 특집 기사

인공지능(AI)이 지금처럼 연일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흥미로운 때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기업에 있어 AI를 비즈니스 효과로 전환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내부 전문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비즈니스를 위해 구축된 AI가 필요합니다.

지능형 기업은 인간과 인공지능의 증강 시스템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물리적 설비자산의 디지털 모델인 디지털 트윈을 만드는 이유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활동인 모니터-분석-자동화(모분자)를 위해서입니다. 설비자산의 건강 상태를 시시각각 살피다가 건강에 이상이 생길 것 같으면 미리 가서 고치는 예지보전(예측정비) 환경을 만드는 모습이 바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스마트 제조 환경의 대표적인 모습이죠.

이처럼 공장의 생산 현장뿐 아니라 우리 고객과 직원의 상태와 바람도 시시각각 빠트리지 않고 모니터하고 분석해 문제가 생기기 전에, 무언가를 원할 때 바로 대안을 자동으로 추천하는 환경. 이러한 모습이 바로 지능형 경험 기업의 대표적인 모습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인간의 활동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모니터-분석-자동화 하는 인공지능의 역량과 결합해 서로의 역량을 증강하는 환경이 꼭 필요합니다.

지능형 시스템은 이처럼 사람이 잘하는 일과 인공지능이나 로봇을 비롯한 기계가 잘하는 일을 결합해 서로의 역량이 몇 배로 증가하는 증강 시스템입니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서로 잘하는 일을 하며 서로를 증강하는 미래를 엿보려면 프리스타일 체스와 구매, 승리의 비결을 참조하세요.)

H&N – 디지털 세상은 인간답게 자연스럽게 | 특집 기사

기술이 발전할수록 복잡성은 감추고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심플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20여 년 전 애플 광고에 쓰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말대로 심플함이야말로 최고의 정교함이죠. 진보된 기술일수록 사람의 경험에 집중해 인간답게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게 발전합니다.

조금 더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미래

어느 덧 창립 50년을 바라보고 있는 SAP의 이름 중 첫 글자인 시스템(S)에 관한 이야기가 이렇게 길어졌네요. 발산과 수렴을 거듭하는 정보기술 환경에서 한 가지 구심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사람입니다. 조금 더 인간적이고 자연스럽게 시스템과 상호작용을 주고 받을 수 있는 환경을 향해 움직이고 있는거죠.

기록시스템에서 대화형시스템을 거쳐 지능형시스템으로 이어지는 이 큰 흐름도 결국은 사람이 보다 사람다운 역량과 배려의 마음을 발휘하도록 돕기 위한 노력의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신의 건강과 함께 주변의 사람을 더 아끼고 배려하는 나날 보내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